컬처핏 인터뷰가 뜬다! [윤영돈의 채용트렌드] (11)

2024-06-24     뉴스앤잡

최근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 현상, 받은 임금만큼 일하고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쉽게 사표를 던지지 않는 ‘대잔류(Big Stay)’ 시대가 올 전망이다. 이직과 퇴사를 결정할 때 직장인들은 회사의 복지도 중요하지만 업무와 직장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변화하면서 문화 적합성, 직무 적합성 등 다른 요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MZ세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회사의 성장보다는 개인의 성장을 중요시하는 풍토가 만연하고있다.


‘대사직’ 열풍을 타고 이직했다가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의 아웃소싱 전문 기업 페이첵스(Paychex)가 팬데믹 기간에 퇴사한 8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이직을 후회한다고 답했다. 특히 Z세대의 경우 후회하는 비율이 89%로 높았다.
새 직장을 찾는데 7개월 이상 걸린 경우가 39%에 달했고, 새 일터의 연봉에 만족하는 경우는 11%에 그쳤다.


회사의 문화나 인재상과 잘 맞는 ‘컬처핏 인터뷰’가 뜨고 있다. 기업들은 직원들의 퇴사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채용 시 조직 문화에 잘 적응할 만한 인재를 뽑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간단히 말해, 컬처핏은 지원자가 기업의 문화, 인재상과 잘 맞는지 ‘궁합을 맞춰보는’ 단계다. 컬처핏은 면접관의 개인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회사 안에서 합의된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문화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직무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컬처핏에 어긋나면 채용을 보류해야 한다. 개성이 두드러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이나 인기 있는 스타트업,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등에서 다양한 이유로 인성 면접 대신 ‘컬처핏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최고재무책임자보다 최고인재책임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최근 세계적 기업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hief Financial Officer, CFO)보다 최고인재책임자(Chief Talent Officer, CTO)가 중요해지고 있다. CTO는 조직 인사 관리에 머물지 말고 직원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업무를 총괄하라는 취지에서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헤이스팅스(Reed Hastings)가 새롭게 만든 명칭이다. 보통 기업 내 인적 자원(Human Resource) 관리를 담당하는 임원은 CHRO(Chief HumanResource Officer)로 통한다. CTO는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참모다.
넷플릭스에서 14년 동안 CTO로 일한 패티 맥코드(Patty McCord)는 헤이스팅스와 함께 넷플릭스 인재 관리 지침을 구축한 인물로, 넷플릭스 컬처덱의 세부 내용을 정리한 사람이기도 하다.
넷플릭스가 시작한 ‘컬처덱(Culture Deck)’은 ‘컬처(문화, Culture)’와 ‘덱(카드 더미, Deck)’의 합성어로, 쉽게 말해 기업 문화를 소개하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컬처덱에서 직원들 각자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 높은 성과를 지향하고 여기에 맞춰 업계 최고 대우와 승진 및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넷플릭스는 컬처덱을 발표한 이후 지원자가 많이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의 비전과 가치, 조직 문화를 이처럼 확실하게 소개해서 효과를 본 경우는 처음이다. 전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 COO)셰릴 샌드버그는 컬처덱을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6개월에 한 번씩 ‘키퍼 테스트’
• 다른 회사와 똑같이 우리도 채용을 잘하려고 애쓴다.
• 다른 회사와 다르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킨다. 적당한 성과를 내는 직원은 두둑한 퇴직금을 주고 내보낸다.
• 이제 그런 사

 

 

 

람들은 두둑한 퇴직금을 받고 나갔다. 우리에겐 새로운 스타를 맞이할 자리가 생겼다. 매니저는 다음 키퍼 테스트를 활용하라. 부하 직원이 다른 회사에 가서 비슷한 일을 하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서 그를 붙잡겠는가?


위는 넷플릭스의 컬처덱이다. 넷플릭스는 메이저리그 명문 야구단처럼 A급 직원만 선발하는 것으로 유망하다. 인재를 채용한 뒤 평가하고 관리하는 방식도 록스타 원칙에 바탕한다. 넷플릭스는 6개월에 한 번씩 ‘키퍼 테스트(keeper Test)’라는 직원 평가를 한다. 각 팀
의 관리자는 다른 회사에서 자신의 팀원들에게 스카우트 제안을 했다고 가정한 뒤, 누구를 붙잡고 누구를 붙잡지 않을 것인지 생각해
본다.
넷플릭스의 채용 절차는 서류 전형, 실무자 면접, 임원 면접, 최종합격 순으로 진행된다. 컬처덱 드림팀을 위한 인재, 유아독존형 인재 거부, 협업 중시, 타인에 대한 배려, 철저한 자기 관리 등 모든 절차에서 넷플릭스의 문화와 관련된 질문을 상세하게 던진다. 전체 면
접 시간 중 절반 이상을 컬처핏을 맞춰보는 데 할애하는 것이다. 핵심 가치에 적합한지 알아내기 위해 총 7시간의 면접 중 4시간 정도
컬처핏을 맞춰보며 판단한다. 예를 들어, 개발자에게 시간을 맞추거나 단축하라는 요구는 제품의 품질을 낮추거나 기능을 다르게 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넷플릭스는 이런 상황에서 요구 조건을 맞추기 위해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그 2가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인재를 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