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이면 베트남에 취업을? 인구? 시장? [박창욱의 모베훈련법](24)
마켓과 산업을 헤아려라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경력사원 채용하려고 면접보는 경우의 질문이다. 한국의 일반 대기업이나 금융권 등에서 3-5년 정도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지원자이다.
우리 회사 지원 동기는? 다른 국가도 있는 데 하필이면 베트남?
면접자 #1 : “그냥 답답해서 변신을 시도하고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면접자 #2 : “베트남이 뜨는 국가이고 젊은 인구가 많은 것이 매력적입니다.”
면접자 #3 : “대기업에 취업하고 보니 너무 답답하고 한계가 명확해 보입니다. 뭔지 모를 역동성이 많은 곳에 가서 일해 보고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면접자 #4 : “몇 년 전에 베트남에 한 번 다녀 온 적이 있고, 지금 베트남에 취업한 친구가 한 명이 있습니다. 지난 6개월 정도 베트남의 가능성에 대해 많이 들어보았습니다.”
면접자 #5 : “제 것, 제 사업을 한 번 해보고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창업의 기반을 잡는 데 훨씬 유리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 출발점으로 5년~10년 사이에 이 회사에서 창업의 동기를 찾으려고 합니다. 제조 업체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고 제값 받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제품 전문가와 제품 가격 전문가가 되어 창업 기반을 만들어 더 넓은 세상에 팔아 돈벌고 싶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해외 취업의 의미와 질문 그리고 고려해야 할 것들
해외 취업은 국내 취업과 판이하게 다르다. 준비해야 할 역량이 다르고, 현지에서 채용하는 산업 분야가 다르다. 취업할 때 드는 비용과 회사의 행정 비용이 다르다. 이유가 있어 관두는 경우도 금방 또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나라마다 노동비자(워크퍼밋)을 허용하는 것이 크게 다르다. 자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직종이나 분야만 취업을 허용한다. 가장 조심하여야 할 부분이다. 특히 미국 같은 나라는 취준생의 선호도는 높지만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지금 나가는 대개의 신입 채용은 기껏 1년여 정도 인턴 근무만 하다가 돌아오는 수준이다. 선진국 경험으로 귀국 이후 한국 기업에 취업할 때 유용한 스펙이 되려고 생각해 보지만 거의 무의미하다. 한국 기업의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남아 국가는 현재 한국 기업의 투자 목적 진출이 활발하고, 최근 10년 동안에 크게 증가하였다. 베트남 기준으로 10년 전에 3,000개, 코로나 전에 8,000개, 지금은 12,000개를 넘나드는 수준이다. 그런데, 현지인을 채용해서 회사를 경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같이 일할 한국인 직원을 필요하다. 한 회사에 5명만 어림잡아도 60,000명이 필요하니 일자리가 풍부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인 취업자 입장에서도 단기간에 일을 배울 가능성이 크고 이후 창업을 도모하는 단기간의 학습 훈련의 경험이 가능하다. 돈도 벌고 미래 위한 현장 실습도 하고… 핵심이 되는 제품 기술도 본인 노력에 따라 단기간에 습득이 가능한 비교적 용이한 제품들이다. 그 제품은 주로 의식주에 관련된 제품들이기에 전쟁통이 되든, 코로나로 거리두기를 하든 없으면 안되는 제품이기에 한 번 잘 뿌리는 내리면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나 그 나라만 파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 한국에 그런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주 적다는 것이 기회일 것이다. 전문가로, 사업가로 성장할 창업의 기회가 월등히 많다는 것에 주목하자.
그런 의미에서 앞의 면접자들 답은 따져 보겠다.
답변 #1 : 단순히 답답함을 못 이겨서 가겠다고 한다. 가면 더 답답할 것이다. 국내 상황에서 이직은 그래도 원가 모색한다는 의미로 조금 나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너무 위험하다. 취업할 회사에 대한 환경, 업무 성격, 현지인과의 소통이라는 2중 부담 등에 대해 너무 모른다. 불합격이다
답변 #2 : 피상적인 답변이다. 취업을 위해 가는 것과 사업을 위해 가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우선 소득 수준이 낮기에 급여도 적을 확률이 높다. 높은 급여를 주는 곳은 업무 시간외 근무를 요구한다. 한국의 노동법규가 적용되질 않는다는 것도 모른다. 씁쓸하게도 현재 베트남 취업자 중에는 스스로를 외노자(외국인 노동자)라고 비하하는 경우도 있는 데 정말 안타까운 경우다.
답변 #3 : 그나마 조금 알아보고 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실제 지원자를 면접하는 회사 임원이 바라보면 바로 이 답의 의미가 도피성인지 좀더 활발하게 일하며 스스로의 돌파구를 찾는 경우인지 짐작을 할 수 있다. 답하는 순간의 눈빛만으로도….
답변 #4 : 충분히 인정해 줄만하다. 직접 현지에도 다녀왔다고 한다. 이제부터 좀 심층적인 질문으로 이어질 것이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헤아리기 위함이다.
답변 #5 : 입사 시험장에서 창업을 말하니 ‘0’점이다. 그러나, 입사하면 최소 5년 이상 열심히 하고 그 연장선 상에서 창업을 하겠다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다. 창업 시작의 연결고리를 잘 찾은 듯하다. 그리고, 취업한 회사에 최선을 다할 사람으로 짐작이 되니 합격 확률이 높다. 현지에서 오래 다닐 가능성도 높아 보이기도 하다.
해외 취업의 기회
국내 취업이든 해외 취업이든 팔아먹을 것이 주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기업의 규모, 안정성, 급여후생도 중요하지만 그 선택의 기준은 다음 단계이다.
이 세상에 팔리는 것을 크게 나누면 물건을 만들어 파는 제조업, 사람이 필요한 것을 찾아서 나의 역량을 파는 서비스업으로 구분한다. 서비스업은 유통, 컨설팅, 영화관 등이 이에 해당하며 대개가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 나라 소득 수준과 서비스를 팔기 때문에 원하는 급여를 받는 데에는 그 갭이 크다. 쉽게 말하면 서비스분야로는 해외에 취업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반면 제조업은 선진국,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자리 잡을 수 있다. 그 나라 청년들도 외곽에 자리 잡은 제조업은 꺼리는 경향이 있다. 청년들의 기본 기질이다. 그러니 내가 손들고 그런 곳에서 3년 정도 만이라도 일하겠다고 하면 크게 환영 받으며 일자리도 풍부하다.
그런데 어느 나라에 자리 잡을지는 제품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경영 요소의 유불리를 따져야 한다. 회사를 창업하거나 자리를 잡으려면 공장의 입지 조건, 물류 인프라, 원부자재의 확보 용이성, 사회적 안정성, 일반 생활 인프라(직원 생활), 인력의 확보 용이성과 훈련에 따른 숙련 가능성 등이 기본적인 요소가 된다.
실제로 제조업이 입지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신흥국)으로 고르는 결정적 변수는 인건비 수준과 해당 제품 산업의 자동화 가능 정도이다. 신흥국에 섬유, 경공업, 스포츠용품 등이 많이 가 있는 이유는 표준화가 어려우니 자동화가 안되고 사람 손끝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저임금의 ‘노동집약적 산업’이 자리 잡는다. 반면 선진국의 인건비가 높다. 그러니 자동화가 잘 되는 산업들이 초기 투자의 규모를 키우고 선진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이용한 고가전략으로 전세계를 겨냥하며 기업을 경영하는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해외 취업에 반드시 따져야 할 일
제일 중요한 것이 있다. 급여후생과 생활비 등의 비교이다. 벌어들인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지출이 된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갈 이유가 없다.
직업, 취업을 할 때는
내가 할만한 이유가 있는 분야(제품, 서비스)를 선택하되,
그 자리(한국, 선진국, 신흥국)에 갔을 때 경쟁자보다 나은 역량을 보유하며
세월이 가며 실력이 쌓이고, 더 많은 가치와 급여를 보상받고
취업 이후 10-15년 안에 내 사업을 고유한 아이템과 원가 전문가로 시작할 수 있으며
지금, 그리고 미래, 정년이라는 60세를 뛰어 70세, 80세까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한국만이 아닌 글로벌 차원에서 적합한 국가를 선택하고 추진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너무 어려운가? 길어 보이지만 첫걸음을 잘 떼어야 한다.
이 내용은 필자가 가 보질 못해 60세가 넘은 나이에 후회가 되는 분야이다. 살 길이 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40년 넘게 직업과 취업, 한국과 글로벌을 넘나들며 연구한 결과이다.
여하튼 다른 지원자 보다 나은 답(more than), 좋은 답(better than)이 중요하다.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다음 질문은?
면접 복장은 어떤 것이 좋을까요? 라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