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리즘이 찾아온다면? [유재천의 취준생 컴피턴시](61)

2024-06-21     뉴스앤잡

한번은 여행을 하다가 매너리즘에 빠진 적이 있다. 어렵게 마련한 큰돈으로 유럽 여행을 갔는데, 처음에는 좋다가 몇몇 나라와 도시를 여행했더니 엇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한 도시의 전망대 앞에 섰다. 입장료를 내고 올라가서 도시의 풍경을 감상해야 하는데, 머릿속에서 ‘지난 도시에서도 전망대에 올라가서 비슷한 풍경을 봤는데 왜 또 봐?’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과 여행 초기에 설정한 초심을 떠올리니 그렇게 생각한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매너리즘이었는데 이를 어찌할지 고민에 빠졌다. 일단 전망대로 올라가서 가만히 있었다. 그랬더니 조금은 다른 풍경이 보였다. 그제야 다른 생각이 들어왔다.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매너리즘과 마주하게 된다면 가끔은 가만히 있어 보는 것도 좋다. 가만히 있으면 여유가 생기고 미처 보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을 보게 된다. 해야 할 것들만 가득 차 있는 상황에서, 혹은 그런 해야 할 것들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여유가 없다. 그때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때로는 가만히 그냥 있기만 해도 된다.

 

전망대에서 가만히 시간을 보내고 관점을 전환했더니 다른 풍경이 보였다. 바로 사람이 보였다. 사실 그전에는 도시의 새로운 풍경만 보고 사진에 담기 바빴는데, 여유를 갖고 보니 사람이 보였고 사람들이 대화하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모습이 보였다. 이처럼 사람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매너리즘이 왔을 때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떠올려보라. 부모님도 좋고 친구도 좋다. 혹은 나를 끊임없이, 아무 조건 없이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어느 순간 새로운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지금 목표를 위해 하고 있는 방법을 조금 비틀어보는 것이다. 아예 방향을 바꾸는 건 아니고 지금의 방법을 조금 변형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변화를 조금 주라는 말이다.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더 적합한 방법을 떠올리거나 찾아낼 수 있다. 약간의 변화가 반복의 과정에서 오는 매너리즘 극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든 무엇을 하든 매너리즘은 올 수 있다. 사람이 반복적으로 같은 일을 하는데 왜 지겹지 않겠는가. 학생일 때도, 직장인일 때도 마찬가지다. 취준생이 사회로 나가더라도 마찬가지로 매너리즘이 올 수 있다. 그럴 때는 잠시 멈춰 가만히 있어 보고, 소중한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고, 때때로 지금 하고 있는 방법을 살짝 바꿔보기도 하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