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취업에 성공하는 건가요?”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62)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5가지
대학 저학년 때 내 강의를 들었던 한 학생이 4학년이 되어 내게 상담받으러 다시 찾아왔다. 기업들이 “스펙은 필요 없다”고 말하면서 실은 학벌, 전공, 복수 전공 여부, 학점, 어학 점수, 제2외국어, 어학연수 경험, 인턴 경험, 공모전 수상 경력, 자격증, 사회봉사 활동 경험도 모자라 외모, 인성, 도덕성까지 모두 따지는 것 같다며, 취업을 위해 신경 써야 할게 너무 많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나도 가끔 ‘기업들이 모든 걸 다 해내는 슈퍼맨을 원하는 게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니, 취업준비생 당사자인 그는 오죽할까 싶었다. 아무튼 그 학생은 기업에서 도대체 어떤 인재를 구체적으로 원하는지 궁금하다며 내게 힌트를 달라고 한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취업에 성공하는 건가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5가지
정말 기업들은 도대체 어떤 인재를 원할까. 취업준비생 입장으로는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난감하기도 할 것이다. 어떤 인사 담당자들은 “한마디로 기업은 일을 부려먹을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한다!”라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그런데 이 말은 좀 더 긍정적으로 풀어서 설명할 수 있다. 내가 10년 넘게 채용 일선에서 경험해보고 내린 결론의 요점을 5가지로 간추려본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① 기업에 공헌할 수 있는 사람
도대체 어떻게 하면 기업에 공헌할 수 있을까? 기업은 도대체 어떤 공헌을 원하는 걸까? 여기서 ‘공헌’이라는 것에 대해 각양각색의 대답을 쏟아낼 수 있겠지만 나는 크게 4가지 분야로 공헌을 구분한다.
첫 번째 공헌은 직접적으로 매출 신장에 기여하는 것이다. 대개 영업, 판매, 마케팅 등의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는 제품이나 이미지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기획, 홍보, 서비스, 공익사업, 이미지 개선 등의 직무를 맡은 사람들이다.
세 번째는 제품을 연구, 개발, 디자인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스태프로서 조직 구성원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들은 인사, 총무, 교육, 행정, 사무, 재무, 회계, 법무, 품질관리 등의 업무를 맡는다.
신입 사원들은 이런 업무들 중 하나씩을 담당하게 된다. 말하자면 공헌을 요구받는 분야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발이나 디자인 부서에 지원하는 사람이 자신은 성실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순종하며 잘 따른다는 점을 강점으로 부각한다면 기업은 그 사람을 뽑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다소 순종적이지 못하고 까칠하더라도 획기적인 개
발이나 디자인을 위한 창의적 사고와 창의적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인재를 원할 것이다. 반대로 스태프로서 다른 부서 사람들의 행정, 사무, 총무 등의 지원 업무를 담당할 입사 지원자가 자신은 누구보다 리더십이 있고 창의적이고 독특해서 제한된 틀을 뛰어넘는 업무를 수행해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면 어떨까. 스태프로서 다른 사람들의 업무를 지원하기에 부적합한 사람으로 비쳐질 것이다.
그러니까 자신이 어떤 직무에서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 인재인지 알고 있어야만 제대로 된 입사지원서를 작성하고 면접도 볼 수 있다. 기업은 이렇게 자신의 조직에서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첫 번째로 원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② 자세와 태도가 올바른 사람
흔히 ‘인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젊을수록 이런 이야기를 쉬이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성은 최종 합격의 당락 여부를 결정하는 중대한 평가 요인이다. 건강한 신체로 올바른 자세를 보이는지 외적 이미지도 보지만, 내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올바른지도 보는 것이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중에도 ‘자세’와 ‘태도’가 포함된다. 그런데 이 두 단어를 혼용하다 보니 어떻게 다른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의미가 거의 유사한 단어지만 살짝 구분해본다면 자세는 ‘외적인 모습을 나타내면서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생각하는 현재의 마음가짐’을 말한다. 태도는 ‘어떤 대상을 대했을 때 외적으로 드러나는 표정이나 몸짓을 말하면서 어떤 일이나 상황에 직면했을 때 대응하는 입장’을 말한다. 그러니까 자세는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고, 태도는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예측되는 행동’이라고 보면 좋겠다. 그래서 기업들은 지원자가 지원 당시에 가지고 있는 자세를 중요시하면서 미래에 보일 태도까지 눈여겨보는 것이다.
이 두 요소는 단기 교육으로 바뀌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인성 검사와 인성 면접이 최근 더 강조되는 추세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③ 열정 넘치는 사람
열정이 넘치는 사람은 에너지도 넘친다. 이들은 좌충우돌하며 여러 가지 잡음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그 열정으로 누구보다 많은 것을 빠른 시간 내에 성취한다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어떻게 해서든 열정 넘치는 인재를 찾고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런 경우 좋은 대학을 나왔는지 아닌지, 학점이 높은지 낮은지, 토익 점수가 높은지 낮은지, 자격증이 있는지 없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설령 스펙이 좀 부족하더라도 그것을 메울 정도로 어떤 일에 열의를 보여왔는지를 기업들은 눈여겨본다. 그러니 스펙이 부족하다고 눈물 흘리기에 앞서 자신의 열정이 부족하지는 않은지부터 검토해봐야 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④ 끌리는 사람
한마디로 매력적인 인상을 주는 사람이다. 건강하고 체력이 좋은 사람을 선호한다고 할 수 있겠다. 직무 특성상 외모를 전혀 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상당수의 기업은 알게 모르게 외모를 따진다. 물론 우리가 TV 브라운관을 통해 바라보는 식의 외모로만 인재를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자신을 건강하게 관리했는지 못 했는지에 대해서는 중요하게 따진다.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건강한 체력과 매력적인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끌리는 사람이 되려면 외모와 더불어 말투, 어조, 표정, 눈빛, 제스처, 지식, 상식, 매너, 호감도, 긍정성, 공감 능력 등도 필요하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⑤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
면접에서는 말만 능숙하게 한다고 해서 평가 점수를 높게 주지는 않는다. 게다가 면접관들은 지원자가 하는 말을 그대로 다 믿지도 않는다. 기업은 지원자가 지원하는 분야의 직무를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인지를 가장 먼저 확인하려 한다. 따라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경력, 관련 경험, 관련 자격증이나 증빙 서류 등의 결과물을 보여야 한다.
사실 경험과 관련된 것들은 문서로 입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최대한 만들어놓아야 한다. 기업들은 증빙 자료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경험한 일들을 사진이나 작업 결과물 등으로 남겨두면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다. 전문적 지식을 계속 쌓아왔다는 사실은 논문이나 블로그, 추천서, 포트폴리오 등을 통해 입증하면 된다. 그 모든 것이 지원한 직무와 일관되게 연관성을 가지면 결국 돋보일 수밖에 없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기업이 원하는 것들을 아낌없이 내어줘라!
당신은 원하는 직장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