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때마다 너무 긴장해요!”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61)

면접관을 웃기고 울린 청춘들

2024-04-30     뉴스앤잡

어떤 여대생이 찾아와 면접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몇 번 면접을 봤는데, 면접관 대부분이 40~50대 남성이라 부담스럽다는 거다. 다들 차갑고 사무적이고 유연성이 없어 면접장에만 들어가면 몸이 굳는다고 한다. 그런 불편함 속에서도 나름대로 웃으며 면접에 임하려고 하는데, 면접관들은 하루 종일 면접을 봐서 그런지 지친 표정이 역력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 자기도 다시 주눅이 들어 원래 자기 모습을 100% 어필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면접관들의 상식을 뒤엎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물어왔다.

 

면접관을 웃겨서 당신에게 홀딱 반하게 만들어라


사례에서 상담받은 여학생처럼 젊은 여성들은 기성세대 남성들과의 대화를 유독 부담스러워한다. 그래서 취업 면접에서 여성이 불리하다고 말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건 실제로 한 여성 방송인에게 직접 들은 경험담이다. 그녀는 면접을 볼 때마다 ‘이 사람이 나를 꼭 마음에 들어 하도록 유혹하고 말 테다!’라고 다짐할 정도로 인사 담당자를 매료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한다. 예쁜 여성이 그런 마음으로 해맑은 표정을 지으니 흔들리지 않을 면접관이 어디 있을까. 그런 면에서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면접관에게 어필하기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못생긴 여성은 불리하다는 말이냐고 반격할 사람도 있을 게다. 그렇지 않다. 면접관이 체격 좋은 한 여성에게 농담조로 “운동 좀 했나 보네요. 특기가 뭐예요?”라고 질문했다. 그녀는 “네, 유도입니다. 지금 바로 시범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다음, 옆에 앉은 남성에게 양해를 구하고 면접장에서 그 남성 지원자를 뒤집어엎었다고 한다. 순간 엄숙했던 면접장 분위기도 한 판 뒤집어지고 말았다. 체격도 크고 별로 볼품없이 남성처럼 생긴 이 여성 지원자는 인사 담당자들의 관심을 한눈에 받고 채용됐다.


그러면 또 여성만 유리한 게 아니냐는 남성 지원자도 있을 게다. 이번에는 남성의 면접 성공 사례를 보자. 면접관이 한 남성 지원자에게 “면접 전날인 어젯밤엔 뭐했나요?”라고 물었다. 아주 가볍게 시작되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이 지원자는 “네, 면접 보러간다고 어머니가 특별히 마스크 팩도 해주시고, 피부 관리도 해주셨습니다. 제 피부가 뽀송뽀송하지 않습니까?”라며 또랑또랑하게 말했다. 진지한 분위기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자 면접관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이후로 그의 면접은 수월했다. 무슨 말을 하든 면접관들이 미소를 지으며 모두 긍정적으로 잘 받아줬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들처럼 면접관을 매료할 만한 자신만의 트레이드마크를 찾아내 그걸 십분 활용하면 좋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해도 괜찮다. 어떤 구직자는 면접관이 내 부모라는 마음으로 친근하게 면접에 임해 긍정적 결과를 얻었다고 하니까 말이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면접관들에게 자신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의 방식을 무작정 따라 하지 말고, 자기만의 진솔함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다.


인간적인 감동 스토리로 면접관을 울려라


면접 현장에서 구직자들의 약점을 주로 건드리면서 몰아붙이듯 질문을 쏟아내는 면접관들은 소위 ‘압박 면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원자들의 위기 대처 능력과 순발력, 인성, 정서적 안정감 등을 보기 위함인데, 막상 지원자들은 가뜩이나 긴장해 있는 상태라 얼어붙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압박 면접에서 ‘감동 스토리’라는 히든카드를 뽑아들고 지혜롭게 대처한 덕분에 취업에 성공한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여학생 F는 면접관들로부터 시종일관 공격적인 질문을 받았다. 성적이 안 좋은 이유가 뭐냐, 평소에 공부 안 한 것 아니냐, 좋은 대학도 아닌데 학점 3점을 겨우 넘겼다, 왜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는 식의 빈정거림이 담긴 질문들이 이어졌다. F는 다른 지원자들 사이에서 눈에 확 띌 정도로 많이 위축돼 있었다. 불합격을 염두고 두고 있던 한 면접관이 별 기대 없다는 듯 시큰둥하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변화시켜본 적이 있나요?”
그때까지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말도 못하던 F가 떨리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솔직히 말씀드려 저는 공부를 참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늘 바닥권이었습니다. 철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아버지가 하는 말이라는 말은 다 듣기 싫었습니다. ‘살아가려면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한다!’라는아버지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하라는 학교 공부는 안 하고 늘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놀다가 집에 들어가곤 했습니다. 아버지가 하라는 모든 말씀에 오히려 반대로 행동하며 반항적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어머니한테 들었습니다. 의사가 다시는의식을 회복하지 못할 거라며 식물인간 판정을 내렸습니다. 저는 믿기 싫었습니다. 아니라고 외쳤습니다. 의사에게 오진한 거라고 따졌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얼마나 건강하신데요. 어제까지 멀쩡하셨단 말입니다. 저한테도 얼마나 큰소리를 치셨는데요. 다시 한 번 더 검사해주세요. 제발… ….’ 하고 울먹이며 소리쳤습니다.
몇 날 며칠을 그렇게 아버지 곁에서 눈물만 흘렸습니다. 제가 잘못해서 아버지가 대신 벌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만 다시 건강해질 수 있다면 제가 대신 벌을 설 테니 제발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멍하니 세월을 보내고 있으면 아버지가 싫어하실 것 같았습니다. 비록 수능이 몇 달 남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열심히 학교 나가고, 열심히 공부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대학에 안 들어가겠다고 소리쳤지만 반드시 대학에 합격해서 합격통지서를 아버지께 떳떳하게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학교 끝나고 돌아오면 집에서 간단하게 씻기만 하고 병원에 나왔습니다. 아버지를 간호하면서 틈틈이 공부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아버지께 마사지를 해드렸습니다. 책 읽다가 아버지 곁에서 잠들곤 하는 일상이 반복됐습니다. 그렇게 3~4개월을 보낸 어느 날, 아버지가 움직이시는 것 같았습니다. 의사에게 말했는데, 그럴 리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실눈을 뜨셨습니다. 비록 몸은 전혀 못 움직이셨지만 그것만으로도 저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때부터 더 열심히 간호하면서 병원에서 공부도 더 열심히 한 덕분에 4년제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
남들은 볼품없는 대학이라 하고, 재학생들도 학교에 대한 불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너무도 과분한 대학이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4년을 다녔습니다. 그런데 제가 고등학교 때 워낙 공부를 안 해서 기본기가 약했습니다. 대학 공부 따라 가기가 너무 버거웠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스펙이 부족한 건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버지께 기울인 정성으로 모든 일에 정성을 기울인다면 못 해낼 것이 없다는 각오로 공부하고 또 공부하며 틈틈이 경험도 다양하게 쌓아왔습니다.
면접관님들께는 지금 눈에 보이는 제 스펙이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비교도 안 되게 초라해 보일 겁니다. 하지만 이 볼품없는 스펙이라도 만들기 위해 저는 밑바닥부터 여기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해왔습니다.
그런 지원자라 생각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록 지금은 보잘 것 없으나, 저는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강렬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작하는 관점을 달리 하면 저는 어느 누구보다 훨씬 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재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 자신을 변화시켰기에 그 어떤 변화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채용해주신다면 아버지를 모시는 정성으로 귀사에서 정성을 다해 일할 겁니다.”


지원자 F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몇몇 면접관들은 이미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었다. F에게 모진 질문을 던진 면접관은 자신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고 나중에 고백했다.
나쁜 사람… …, 나쁜 사람… ….
F는 스펙이 부족했지만, 결국 만장일치로 채용이 확정됐다.


스스로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고 깎아내리지 마라.
스스로 유쾌한 에너지로 채워라.
당신과 함께 웃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내면의 긍정적 힘이
당신을 누구보다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