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후 포부 질문에 “인도, 힌디어 준비 중” [박창욱의 모베훈련법](23)
“입사 후 포부, 10년 후의 모습은”이라는 질문
취업의 관문인 자기소개서와 면접 질문에 반드시 등장한다. 감각적으로 비중이 매우 큰 질문이다. 포부라는 단어가 가지는 뉘앙스는 구체적 기간을 반영한 ‘10년 후의 본인 모습은?’과 같다.
혹시 쓸데없는 걱정이겠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10년까지 다닐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하지 말자. 지원자가 질문 자체를 평가하여 블로그나 SNS에 떠다니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조언을 한다. 이 질문은 회사 전반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상상력, 오래 다닐 가능성,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 구체적인 실행력까지 볼 수 있는 질문이다.
10년 정도의 미래를 내다보며 준비하면 일반 직장 생활에서도 크게 도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입사 후에도 본인과 회사의 미래 그림을 업데이트(Rolling)해 나가는 습관을 만들길 바란다.
면접자의 답변을 보자.
면접자 #1 : 동기들보다 빠른 승진으로 부장이 되어 있겠습니다.
면접자 #2 : 열심히 해서 회사가 글로벌 TOP5에 오르는 데 큰 힘이 되겠습니다.
면접자 #3 : 회사가 지향하는 기술 중심의 경쟁력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희망 직무는 영업이지만 영업직으로서 경쟁사 움직임 파악의 현장에 촉을 세우겠습니다.
면접자 #4 : 회사의 중남미 수출 최전선에 있을 것입니다. 현지 지사장 혹은 전체를 아우르는 본부장급까지 가 있을 것입니다.
면접자 #5 : 아직 미개척 시장인 인도의 주재원으로 근무하여 영업 10%를 이상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10년 후면 수출 10억불, 그 중 1억불을 책임지는 것입니다.
** 4번, 5번 답변의 경우는 면접관의 질문이 바로 이어진다.
“혹시 따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4번은 의욕만 말했다. 그러나 5번의 답변은 아래와 같이 이어져갔다.
“작년 말에 인도 배낭여행을 갔다가 진로를 바꾸고 이 회사 취업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영어는 당연하지만 현지어인 힌디어 구사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1년에 한 번씩은 꼭 인도를 방문하고 교환 학생으로 온 대학 동기들과의 만남도 이어 나가겠습니다.”
미래는 10년 정도를 내다보는 것
‘포부’라고 하는 것은 좀 더 담대한 것이어야 한다. 희망이나 소망, 기대, 목표라고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적어도 10년 정도를 그려야 한다.
1번은 욕심을 말하는 것이다. 평범하다.
2번은 그나마 회사의 비전을 알고 있다. 그 수준으로 끝났다.
3번은 본인이 하고자 하는 업무, 직무와 연결하는 조금 발전된 수준이다. 그리고, 영업직무가 기술, 즉 R&D 중심의 회사에서 기여할 바를 알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는 있다.
4, 5번은 상당히 발전된 답변이고 필자도 권하는 수준의 답이다. 5번 면접자는 두 가지 측면에서 단연코 눈길을 끈다. 회사의 목표와 비전에 맞춰 필요한 것을 알고 벌써 미래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상당히 구체적인 수치로 기여할 바를 말하고 있는 점이다.
직무가 다른 분야로 하나만 더 예를 들면
“제품 제조의 완전한 자동화 구현하는 데 크게 기여하겠습니다. 절반 수준의 자동화와 스마트 팩토리 가동은 여전히 리스크가 큽니다. 관련 기술의 발전 경향을 공부하기 위해 관련 커뮤니티 활동을 하며 전문 서적도 꾸준히 보겠습니다. 매월 레포트를 회사에 올리도록 해 보겠습니다.”
회사가 추구하고 나갈 방향에 본인을 연계
이런 질문에 답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을 정리해본다.
첫째, 회사의 미래 비전, 목표에서 기여할 바를 찾아야 한다.
신제품 개발, 새로운 시장 개척, 제품 수준의 향상과 품질 관리, 경쟁사의 추월, 글로벌 목표 수준 달성 등에 주목하면 좋다.
둘째, 10년 후의 모습이니 지금 수준의 시장, 제품에서 보다 세분화된 구체적인 부분에서 기여할 것을 언급하면 좋으나 취준생 입장에서 쉽지 않다.
언론 보도나 회사 홈페이지 등에 보면 전략적으로 집중 추구하는 분야를 언급한자료를 찾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투자자정보(IR ; Investor Relations)’ 코너를 찾아 ‘사업보고서’라는 레포트를 찾길 바란다. 주기별로 주주들에게 보고하는 경영 종합 보고서이다.
셋째, 회사 성장에 맞추는 본인의 구체적인 노력이 핵심이다. 이미 시작했다면 더 좋다. 그 준비의 영역은 지식, 기술, 태도 (K,S,A : Kowledge, Skill, Attitude)로 구분하여 각각 하나씩 준비하고 있으면 발전 준비의 균형감이 돋보이게 된다.
요즘 세태에 부족한 것을 메꾸는 한 방
한 가지를 추가한다. 기업의 인재상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핵심으로 ‘오래 다닐 사람’이다. 너무나 상식적인 요건이다. 회사 일을 잘 하려면 1년 정도 한 사이클을 돌아야 하며 제 역할을 하려면 더 난이도가 높은 일을 해야 한다. “적어도 3년은 해야 뭘 해도 하지”라는 말에 주목하자. 물론 산업이나 직무에 따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그런 의미에서 앞에서 언급한 미래에 대한 의지와 구체적은 준비를 통한 실행력을 보여주는 것은 오래 다닐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이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왕좌왕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개인만이 아니라 회사, 조직도 그런 측면이 있다는 것을 미국의 경영학자 짐 콜린스(Jim Collins)가 그의 저서 <굿투그레이트(Good To Great)>에서 이미 언급한 바가 있다. 특히 위대한 기업의 공통점은 치열하게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면서 10년-25년을 내다보는 BHAGs(Big Hairy Audacious Goals : 크고 어렵고 대담한 목표)를 설정하여 집중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기업 경영진의 많은 분들이 선망하는 모델이라는 것도 참고하길 바란다.
사족(蛇足) – 정말 안타까운 경우
“공익법인을 만들어 사회사업을 하고 있을 겁니다.”
“사내 벤처제도에 의한 스타트업을 시작하여 회사와 협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회사에서 보내주는 해외유학연수를 가 있을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에 보았더니 10년 이상이 된 우수 직원들에게 해외 MBA기회를 주고 있다는 것을 본 기억으로….)
무조건, 입사한 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성장하고자 하는 집중력이 핵심이다. 사내 벤처, 유학 연수 등은 성실하게 일하며 성과를 낸 사람에게 주어지는 결과론적인 기회이다. 그게 성취 목표가 되어서는 곤란한다.
이 글을 준비하며, 유투브에 있는 수많은 면접 조언을 보았다. 안타깝다. 경영진 경험이나 인사부 근무 경험만으로도 질문 의도를 헤아리기가 어려운 질문이다. 조언이라면서 너무 가볍게 말하고 있다.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말자. 더 나은 답, 더 좋은 답(more than, better than)이 중요하다. 95점도 98점을 만나면 탈락이다. 55점도 모두가 54점 미만이면 합격이다.
다음 질문은
다음 질문이다.
“왜 베트남 취업을 지원합니까?”
“왜 미국 취업을 원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