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사적인 모임에 대처하는 방법 [유경철의 인재경영](94)
조직마다 조직문화가 다르고 특징이 다릅니다. 아무리 좋은 조건으로 입사하더라도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어 퇴사하는 일까지 있을 정도로 조직의 문화는 개인에게 여러 가지로 영향을 줍니다. 공적인 관계만이 중요할까요? 그렇다면 어디까지 업무 외의 관계에 신경을 써야 할까요?
<실제 사례 연구>
모 대기업은 매년 본부별로 단합 대회를 실시합니다. 인원이 많아서 특별히 다른 이벤트를 하기도 힘들고 역사가 오래된 기업인지라 연배가 높은 분들이 많다 보니 산행이 인기가 좋습니다. 단합 대회의 시기가 다가오자 본부장은 은근히 산행을 원합니다. 젊은 직원들 대부분은 산행을 싫어하지만, 그들의 의견을 용감하게 대변해주는 팀장은 없습니다. 단합 대회 실시를 위한 회의에서, 본부장의 오른팔 격인 상무가 나서서 단합 대회는 당연히 산행임을 주장하였고, 심지어 준비마저 팀장에게 지시하였습니다.
원래 경영지원팀에서 산행 관련 기본 준비를 해주지만, 그 이상의 여러 가지 준비까지 팀장에게 지시하였습니다. 본부장하고 상무는 그리 친한 것 같지도 않고, 심지어 업무에서 충돌하는 때도 종종 있는데, 산이라는 매개체가 그들을 엮어 주는 것 같습니다. 소문에는 주말 산행도 심심찮게 같이 간다고 합니다.
‘(속마음) 뭐야, 맨날 싸우는 것 같아도 산행을 같이 하니까 서로 많이 챙겨주는군. 나도 같이 산행이라도 다녀야 하나? 결국, 나하고 우리 팀원들은 실무준비를 하느라 고생만 하고, 상무만 본부장에게 생색내고 말이야.’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주말 산행뿐만 아니라 골프, 테니스 등 업무 외 취미 활동은 개인의 선택입니다. 다만 공과 사의 구분에 앞서 상사와 충분한 이해와 신뢰가 형성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가령, 서로 바쁜 일상이나 생각의 차이로 거리가 있다면 주말을 이용해 산행하거나, 같이 운동하는 것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사무실, 카페, 술집에서 같은 활동을 할 때가 더 자연스럽게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게 되지 않을까요?
특히 팀장 이상 리더가 되었을 때 상사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해를 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일에 대한 문제점, 인력 관리에 대한 고충 등 다양한 고민을 나누는 기회가 됩니다. 다만 꼭 주말 등산을 통해서만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사와 같은 취미를 통해 함께 활동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팀장에게는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