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1000번 연습이 ‘천재’를 이기는 원천 [천기덕의 천기누설](39)

2023-04-14     뉴스앤잡

색다름은 치열한 궁구(窮究)와 실질적 숙달, 통달을 발휘함으로써 나온다. 개인의 역량을 연마하고 공유가치를 공감하는 공통의 비전으로 조화로운 협업을 이룰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구성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비전이 한 방향으로 잘 정렬(Vision Alignment)된 전체적 관점에서 목표를 도모하여야 한다. 그 전제 조건은 구성원들 간의 소통이다. 상하좌우 어떤 방향으로든지 유연한 사고와 상호존중하는 자율적, 수평적 사고의 토대에서 활성화된다.

개인이 지식 근로자로서의 기본을 튼튼히 갖추고 임하는 태도가 그 출발점이다. 예측불허의 초 경쟁 환경에서 근면은 여전히 유효한 요소다. 단지 방법의 융통성, 지속탄력성의 문제일 뿐이다. 왜 열심히 일해야 하는가. 100년여 살아온 김형석 교수는 놀아보니 ‘노는 것이 더 힘들다’고 고백하셨다. 행복론에서도 열심히 전두엽을 활성화하여 몰입하면 후회하지 않는다고한다. 몰입에 시간을 쏟기 때문이다. 미증유의 금자탑 ‘한강의 기적’도 그 덕분이 아닌가?

안중근 김구, 정주영 회장으로 이어지는 일근천하무난사,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 운동은 대한민국 대변신의 유산이고 최고의 아이콘으로 손색이 없다. 무서운 맨주먹 정신, ‘할 수 있다’ ‘해보자‘는 ’해냈다‘로 자랑스럽게 구현되었다. 그 누구도 ’강한 종‘이 되는 것이 유일한 선택지가 될 때까지 얼마나 강한지 모른다. (You never know how strong species you are until being strong is the only choice you have.)

70년대 초 오일쇼크 때 제 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대한민국을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중화학공업 산업으로 획기적 전환점을 이뤘다. ‘게으른 자들이 자는 동안 밭을 깊이 갈아라.’ (Plough deep while sluggards sleep.) ‘동창이 밝았느냐’ 시조, 주자 권학문은 근면을 강조하는 경구다. 율곡 선생은 <격몽요결>에서 인생을 망치는 8가지 구습을 단번에 버리라고 강조하셨다. 그 첫 번째가 일하지 않고 놀 생각만 하는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인간은 누구나 구속당하기를 싫어하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월화수목금금금‘의 시대에서 2000년 김대중 정부 때 근로시간 단축이 시작되어 ’놀토’의 중간과정을 거쳐 이제 ’월화수목일일일’을 향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자율적 역량향상으로 생산성 제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리적 시간만 채워 무사안일에 안주하면 아예 근본 터전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요즘 회자되는 ‘조용히 그만두기(Quiet quitting)’를 경계할 일이다.

사전적 뜻은 그렇지만 진정한 의미는 보상받는 만큼만 겨우 시간을 때우는 수준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조직에 충성과 분주한 ‘허슬(hustle) 앤 버슬(bustle)’의 삶의 스타일을 벗어나려는 경향이다. ‘워라밸’을 넘어 GIG Worker 같은 Freelancer 스타일의 N-잡러가 등장하였다. 정치권에서 촉발된 노조의 태동과 IMF 구제 금융의 고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신랄한 반성이 있었고 지금 국가 경쟁력과 행복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국민소득 3만 불은 ’빨리빨리 나라‘ 국가번호 82가 무색할 정도로 늦깍이로 12년 만에, 환율의 도움을 받아 2018년에 겨우 달성하였다. 소득 주도 성장이란 슬로건 아래 ’저녁이 있는 삶‘이 슬로건으로 대두되었다. 근로시간은 줄이고 소득은 늘어나서 여유 있는 삶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누가 반대를 할까? 그런데 빠뜨린 것이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줄어든 시간만큼 생산성이 높아져 ’실현되는 노동의 질과 가치향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소득주도 성장‘의 유효성과 신뢰성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희망 고문‘이 되어 처참한 결과를 빚게 되었다. 위기란 이름으로 추진한 예타면제는 추경과 함께 ’다반사‘로 남발 되었고 팽창재정은 상당 부분 매몰비용으로 소진되어 소기의 체질 향상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IMF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22년 7월 이후 7월 이후 4차례 연속 하향 조정하였다. 세계의 성장률은 2.8%인데 한국은 그 절반인 1.5%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두 가지를 요약하면 실질적 경쟁력 있는 체질을 강화하여 구체적 이행 방안으로 실행하여 신뢰를 수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뢰성이 떨어지는 말 잔치에 그치지 말고 구체적 이행방안(SMART)으로 증명하여야 한다. 반시장적 규제와 법의 강화는 자승자박으로 심리적 엄동설한을 초래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목표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실행 위주의 관련성 있고 마감 기한이 명확한 roadmap을 갖춰 매듭을 지어야 한다.

실속있는 지속성장이 없으면 허사일 뿐이다. 통계는 해석을 제대로 해야 의미가 있다. 필요한 숫자만 고르면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청.장년 일자리는 15 만개나 줄어들어 경제적 인프라가 취약한데 주거비 앙등으로 휴학하는 학생이 있다니 마음이 아프다. 관성적 사고와 견강부회는 미증유의 일자리 가뭄의 밑바닥을 드러냈다. 곧 나아진다는 <희망고문>은 신뢰를 실종시켰다.어지러운 현수막은 진실의 무게가 갈대처럼 나부끼는 목불인견으로 씁쓸하다.

가장 큰 대들보인 반도체가 재난 수준에 이르렀다. 13대 수출 주력 품목 중 온전한 것이 없어 비상이다. 잠재 성장력은 인구구조, 생산성 인구, 자연인구 감소, 출산율 급감과 노령화 가속화로 동력이 소진되다시피 했다. 삶의 활기와 질 향상은 자생적 경쟁력이 있어야 바람직하다.

이러다간 ’저녁이 있는 삶‘은 ’저녁을 굶는 삶‘이 될 가능성이 짙어진다. 통계도 안목도 전체적 균형을 가지고 봐야 한다. 성급하면 도달하지 못하고 도량이 좁으면 큰 일을 할 수 없다.

모든 조직은 GPS의 방향을 명료하게 하고 함께 한마음으로 나아가야 한다. 신뢰와 지지로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성장과 수익을 이루는 관건이다. GRIT(돌자갈)은 열정관 끈기의 합이다. 내재적 자율적 동기는 난관을 극복하는 견인차다. 학습, 제품, 서비스, 기업의 수명주기는 점점 더 짧아지니 천 번의 연습과 담금질이 탁월함의 필수다. 일하는 기간과 시간보다 실질적 효과가 있는 양질로 승부할 때다. 용광로 열정의 질, 꾸준함을 불태우는 길 외엔 답이 없다.

필살의 명심보감으로 삼아야 할 교훈 3가지가 있다. ① 지금 당장 임전 태세를 갖추자. 보이지 않는 underdog (열세인 경쟁자)이 언제 어디서 출현하여 챔피언이 될지 모른다. ② 탁월한 챔피언은 더욱더 단련한다. 人無遠慮, 必有近憂 (인무원려 필유근우) 최상의 상태를 견지하지 못하면 위태롭게 된다. 멀리 길게 높은 안목을 갖자. ③ 자율바탕의 우월성을 매 순간 입증하지 못하면 비참한 구속이 의무가 된다. 천 번의 연습이 천재를 이기는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