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인] 패키지디자이너, 지름신을 부르는 제품의 비밀은?

CJ푸드빌베이커리본부 비쥬얼디자인파트 손재숙 디자이너

2019-09-17     박경민 기자

시선을 강탈하고 지름신을 부르는 제품의 비밀엔 패키지 디자인이 있다? 고객과 가장 먼저 만나기 때문에 제품의 얼굴이라고 부르는 패키지 디자인. 풍부한 상상력과 트렌드를 더해 자꾸만 사고 싶어지는 마성의 패키지는 누가 만드는 걸까? 뚜레쥬르의 모~든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을 총괄하는 CJ푸드빌 베이커리본부 비쥬얼디자인파트 손재숙 님을 만나 패키지 디자인의 모든 것을 들어봤다.

 

‘수학의 정석’을 들고 다녔던 패키지 디자이너?

 

뚜레쥬르의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제품의 맛과 모양만큼 이를 감싸고 있는 패키지 디자인의 역할이 중요한 시대다. 패키지 디자인은 고객에게 제품을 알리고, 구매 의욕을 증가시키며, 제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운반도 용이하게 만드는 영역까지 포함한다. 제품의 ‘멋’과 ‘안전’까지 책임지는 패키지 디자이너는 그만큼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뚜레쥬르 디자인 정립부터 시즌, 캠페인, 프로모션, 패키지, 매장 오픈 등 다양한 디자인 개발을 총괄하고 있어요."

 

디자인의

 

패키지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있지만, 그의 학창시절에 디자인보다는 ‘수학’을 사랑하는 학생이었다. 단지 수학이 좋아서 이과에 들어갔던 손재숙 님. 디자인과는 접점이 없었지만, 혼자서 그림을 그리거나 패션 관련 잡지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커져 한 달 반 동안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입시에 몰입했고, 디자인학과에 진학하여 브랜딩 디자인을 전공으로 배웠다.

이후 2년간 각종 브랜드의 로고 디자인을 제작했지만,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시도와 트렌드를 접목하기에 한계를 느꼈다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브랜딩부터 레이아웃, 이미지 컷 연출 등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는 패키지 디자인으로 눈을 돌렸고, 2016년 CJ푸드빌에 입사해 지금까지 자신의 능력을 펼치고 있다.

 

브랜드의 에센스를 담아 이미지로 표현?

 

꼼꼼하게

 

손재숙 님이 생각하는 패키지 디자인의 중요 요소는 바로 브랜드 에센스를 담은 제품의 정보와 가치를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다. 제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패키지 디자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가 속한 비쥬얼디자인파트에서 이뤄지는 패키지 디자인 과정은 ‘기획 > 시장조사 > 디자인 콘셉트 > 키 비쥬얼 디자인 시안 > 디자인 선정 > 디자인 제작 > 인쇄감리 > 매니지먼트’로 나뉜다. 책상에서만 앉아서 디자인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직접 시장조사를 하며 경쟁사 제품을 분석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해당 제품의 특징에 맞는 형태와 재질 연구를 통해 여러 가지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도 손재숙 이하 비쥬얼디자인파트의 몫이다.

 

손재숙

 

패키지 디자인을 할 때 디자인 콘셉트에 대한 의견을 합의하는 과정이 무척 중요하다. 디자인 전, 다양한 의견에 대해 충분하게 의견을 나누어야 부서별 목적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상충하는 의견이 생길 수 있을 터. 이럴 땐 손재숙 님은 근기에 근거한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장의 흐름, 트렌드를 파악하는 등 철저한 조사를 통해 디자인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디자인 콘셉트의 의도와 접근방식을 자료화하여 설득하는 편입니다."

 

디자인 콘셉트가 정해지면 디자인 제작, 인쇄감리, 매니지먼트 등을 분주하게 처리한다. 하나의 패키지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대 3개월. 오롯이 패키지 디자인에만 집중하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워커홀릭’이라고 불린다고. 장시간 일을 해서 목과 어깨가 뻣뻣해지고, 손목이 저리는 터널증후군이 찾아와도, 디자인에 완벽성을 가하고자 자신을 피곤하게 하더라도. 이 일을 꾸준하게 할 수 있었던 건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 재미있기 때문이란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트렌드를 선도하는 CJ푸드빌의 방향성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패키지 디자인의 변신은 무죄!

 

 

뚜레쥬르와 손재숙 님은 지난 2월, 선물과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2019’에서 ‘뚜레쥬르 크리스마스 컬렉션’이 패키지 부문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는 것. 2018년 상반기에 출품했던 터라 오랜 기다림 후 기쁨이 배가 되었다는 그는 가장 기억에 남고 재미있게 했던 패키지 디자인이라서 더 보람을 느꼈다고.

그에게 상의 기쁨과 일의 보람을 전한 2017년 ‘뚜레쥬르 크리스마스 컬렉션’. 2017년 ‘매지컬 크리스마스(Magical Christmas)’라는 콘셉트로 케이크, 롤케이크 등의 패키지에 세련된 컬러와 화려한 기하학 패턴 속 산타 요정, 눈사람, 소녀 캐릭터를 입혔다. 특히 케이크 상자를 층층이 쌓으면 마법의 성이 나타나 마법 같은 크리스마스가 펼쳐지는 순간을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독일

 

당시 ‘매지컬(Magical)’이라는 명확한 콘셉트가 있었기에 디자인 콘셉트 기획부터 신이 났었다고. 손재숙 님과 비쥬얼 디자인파트 디자이너들은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매지컬(Magical)’에 대한 디자인을 구체화하였다. 패키지 디자인 시 마술이 펼쳐지는 순간을 표현하기 위해 점묘화나 패턴 등의 일러스트 기법을 고민했고, 케이크 상자를 층층이 쌓으면 마법의 성이 나타나 마법 같은 크리스마스가 펼쳐지는 순간을 캐슬 모티브의 도식화된 일러스트 패턴으로 형상화했다.

또한 크리스마스 시즌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레드를 키 컬러로 가져가되 뚜레쥬르만의 브랜드 컬러인 잉글리쉬 그린과 골드 컬러도 함께 사용했다.

그렇게 탄생한 ‘뚜레쥬르 크리스마스 컬렉션’은 고객들에게 평소보다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이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그의 손에서 어떤 패키지 디자인이 나올지 계획을 들어봤다.

 

디자인계의

 

"베이커리 제품뿐만 아니라 리미티드 디저트 제품 등으로 확장하여 패키지 디자인의 다양성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좋은 디자인은 어떤 디자인일까’라는 우문에 ‘호감을 높이고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디자인’이라는 현답을 내놓은 손재숙 님. 패키지 디자인을 통해 고객에게 트렌드를 보여주고, 제품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게 최고의 목표라는 말에 진정성이 묻어났다. 그리고 앞으로 뚜레쥬르를 방문하면 주체 못 할 지름신이 강림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도 들었다.



출처: CJ커뮤니케이션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