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전공은 포기하고, 관심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박창욱의 모베훈련법](5)
학점 불량도 솔직한 이유, 대안, 가치 지향이면 오케이
“학교 성적이 좋지를 않네요. 4.5만점에 2.7인데 왜 이렇게 형편이 없지요?”라며 면접관이 묻는다. 거기다 더하여 “요즘 대학교 학점이 많이 후하다고 들었는데…”라고 한다.
학점이 좋지 않은 면접자만 모아서 질문하는 것이 아니다.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이런 유형의 답이 가능할 것이다.
유형 #1 : “그냥 놀아서 그렇습니다.”
유형 #2 : “공부가 재미가 없어서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유형 #3 : “전공이 맞질 않아서 대출했습니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답들이다. 특히 유형 1번의 경우는 최악이다. 왜 그러냐고 물었는 데 놀아서 그렇다고 하니…
입사지원서에 보면 학교 성적을 기입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적이지 않으면 당연히 학점이 왜 형편없냐고 질문한다. 실제로 2019년 어느 일간지가 취업포털 잡코리아 조사 결과를 보도한 내용을 보자. 10대 대기업, 공기업 합격자의 학점 평균이 3.6정도이다. 만점은 4.5만점이고 정규분포라고 보면 합격자 중에는 2.7(평균 3.6에서 0.9점 하위까지 분포, 0.9는 4.5에서 3.6을 뺀 숫자)까지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류 전형에서 걸러내었지만 뭔가 매력적인 포인트가 있어 면접장에 불러 그 이유를 묻는다.
이유와 그 다음이 궁금하다
유형 #4 : “부모님 때문에 억지로 대학 갔습니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다시피 했습니다. 학교 공부는 최소한만 유지하고 알바로 돈을 모았습니다. 방학 때마다 해외 험지 여행을 하고 싶었습니다.”
면접관이 다시 묻는다.
“그래요? 다녀온 데가 어디어딥니까?”
“네, 미국 피씨티(PCT) 도보여행, 호주 사막여행, 그리고,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 등 세 군데를 다녀왔습니다”로 대화는 이어지게 된다. 궁극적으로 인생에 끼친 영향 등을 묻게 될 것이다.
또 다른 경우는,
유형 #5 : “전공인 영문학을 포기했습니다. 대학 1학년 때 편의점 알바할 때, 세상은 무엇이든 팔아야한다는 이치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경영학 과목인 마케팅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3년간 6개 과목을 들었는 데, 그 학점은 모두가 A0 혹은 A+를 받았고 나머지는 포기하다 보니 그 정도 밖에 되질 않습니다. ‘제로베이스’라는 디지털마케팅 학원도 다니며 현장 공부도 했습니다. 마케팅 업무를 꼭 해보고 싶습니다.”
모든 면접관이 귀를 쫑긋 세우고 듣고 있다.
무엇을 했던 이유나 명분이 있어야 한다.
분명이 1번, 2번, 3번보다는 4번, 5번이 대학생으로서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학점 문제는 더 이상 거론되질 않는다. 공부라는 것이 책을 통해서도 하겠지만 경험을 통해 몸으로 익히고 그 깨우침으로 필요한 것을 찾아가는 방법도 있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과거 모습으로 미래를 짐작하게 된다.
미국에서 성공한 빌게이츠나 스티브잡스 같은 경영자들이 학업을 관둔 것이 소개되다 보니 ‘공부를 안해도 된다’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조심해야 한다. 공부를 포기한 대신 무엇을 했냐는 것이 그 사람의 가능성을 보는 척도이다.
보다 나은, 보다 좋은
대학생활에서 하루하루 성장을 꿈꾸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다. 내가 현재 가진 자질은 단지 성장의 출발점일 뿐이며, 노력이나 전략, 또는 타인의 도움을 통해 얼마든지 길러낼 수 있다는 믿음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어제보나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행동으로 실천하면 된다.”
기업만이 아니라 누구든지 호감을 갖는 인재상이다. 처음 받은 질문을 본인의 고정 관념으로 ‘높은 학점’을 요구하는 것을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다음 질문
“우리 회사의 불량 제품을 팔아라고 하면 어떻게 할래요?”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참고사항
(1) 미국 PCT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이다. 미국의 남단 멕시코 국경campo에서 캐나다 국경manning park까지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총 거리 4,286km(2,666마일)의 장거리 트레일. 영화 와일드(2014년) 참고
(2) 호주의 그레이트빅토리아 사막(Great Victoria Desert)은 오스트레일리아 서남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에 걸쳐진 사막이다. 동서간의 폭 700km이다.
(3)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주로 프랑스 각지에서 피레네 산맥을 통해 스페인 북부를 통과하는 길을 가리킨다. 약 800km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