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유일한 선택 - 초격차 인재 [천기덕의 천기누설](36)

2021-12-31     뉴스앤잡

섣달그믐, 이때가 되면 누구나 변화를 실감한다. 마무리와 시작이 겹치면서 overlap 된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신비의 시간을 기대한다. 숨 막히는 찰나들의 이음이 고귀하기도 하지만 숨이 끊길 수도 있는 기구한 인연의 단면이 될 수도 있다. 스프린트 경기가 그렇고 마라톤도 그런 극한의 시간을 지난 후 그것이 일상화되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때 고수로 진화한다. 역사상 인간의 숨을 죄는 바이러스가 반복되었는데 원인을 인간이 제공했다.

호흡의 호(呼)는 파종 같은 날숨으로 시작, 탄생이다. 흡(吸)의 들숨은 거둬들이는 마무리, 수확이다. 평생 약 30억 회 반복하고 다시 파종을 하지 못하면 이승의 업무는 마무리된다. 개관사정(蓋棺事定)이란 말처럼 ’관(棺 coffin) 뚜껑을 덮고 난 뒤에야 비로소 그 사람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뉴욕 양키스의 명포수 요기 베라(Yogi Berra)의 말이 생각난다. It’s ain’t over till it’s over. 끝나봐야 안다는 인생, 일생의 가치도 마찬가지다.

말이 유래된 것은 두보가 쓰촨성(四川省) 동쪽 기주(夔州)의 산속에 살고 있을 때 친구의 아들 소혜(蘇傒)가 유배를 와서 실의에 빠진 것을 보고 지어준 시 <*군불견간소혜(君不見簡蘇徯)>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용기와 동기부여를 위한 격려다. VUCA 시대 모호하고 불확실하고 사회적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코로나까지 겹쳐 준 감옥 생활에 내적으론 지리한 이념대립과 외적으로는 국수(國粹)주의 (chauvinism)로 경색되었다. 격려와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생은 긴 호흡이다. 호흡은 이웃과, 세상과 사람들과 같이 잘 지낸다는 의미다. 서로에게 Rapport, 맞장구를 쳐 주는 좋은 관계의 교류다. 그런 사람들이 행복하고 장수한다는 것이 하버드대학 80년 연구 결과이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021년 봄 한국을 포함해 세계 17개국 1만 8,8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물질적 행복'이 1순위인 경우는 한국이 유일했다. 대부분의 다른 국가들의 1순위는 ‘가족’(한국은 3위)이었다.

불확실성의 가장 바른 처방은 명료함이다. 대학 3강과 8 조목에 잘 나타나 있다.

3강은(ⓐ~ⓒ) 뿌리(根), 8조목(①~⑧)은 가지(枝)에 비유할 수 있다.

ⓐ명명덕(明明德) - 제약요소를 뛰어넘어 선천적으로 갖추어진 밝은 덕을 다시 밝히라는 것

ⓑ친민(親民) - 명명덕 하면 이웃을 감화(感化) 시켜 새롭게 하고 자기 수양(自己修養)의 결과를 사회화하는 것이다.

ⓒ지어지선(止於至善) - 지극히 선한 경지에 이르러 그친다는 것으로 각자의 역할(業)과 그에 걸맞은 덕(德)을 갖추는 일이다. 덕치는 마음을 얻기가 쉽다.

8 조목을 조목조목 살피며 되새김해 보자.

①격물(格物), ② 치지(致知), ③성의(誠意), ④정심(正心), ⑤수신(修身), ⑥ 제가(齊家), ⑦치국(治國), ⑧ 평천하(平天下)이다.

①격물(格物)은 성리학(性理學), 유교(儒敎)에서 사물의 이치를 연구, 궁리하여 끝까지 파고들어 추구하는 목적에 도달하는 것이다. 구성원의 마음을 궁리하여 공감대를 형성해야 설득력이 생긴다. 공감적 소통능력이 21C 문맹 여부의 잣대다. 공감이 안되면 나아가기 어렵다.

②치지(致知)는 격물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물의 도리를 깨닫고 이해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그릇은 크고 담을 수 있는 유연성, 여유가 있어야 한다. 현실을 주무하기에 바쁘면 발전하기 어렵다. 일류가 되려면 철학이 있어야 한다. 현안처리도 벅찬 수준이면 현상유지도 어렵다.

③성의(誠意)는 치지의 과정에서 이치를 깨닫고 성심성의(誠心誠意)를 다해 진실로 노력하는 것이다. 정성을 다한 노력은 통한다. 비록 의도한 대로 되지 않더라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

④정심(正心)은 성의(誠意)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과 뜻(誠心誠意. 誠志)을 다하게 되니 정심(正心), 즉 바른 마음 (Righteous, upright, straight) 올곧은 마음을 가지게 된다. 바르면 바로 될 확률이 높다. 자연스러운 정도가 지름길이다.

⑤수신(修身)은 정심(正心)에서 마음을 바로잡고 악행을 물리치고 선을 행하여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는 것이다. 겸손한 성찰과 자기반성, 반구저기(反求諸己)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 경지에 다다를 수 있도록 노력한다. 『孟子맹자』 「公孫丑공손추」에 나온다.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The unexamined life is not worth living.)’고 철인 소크라테스가 갈파하지 않았던가?

겸손한 자세는 곧 좋은 태도로 연결된다. 태도의 ‘태(態)’는 능히 해내는 마음이란 함의(含意)가 글자 안에 들어있다. 자기 자신을 돕지 않는 사람은 하늘도 돕지 않는다. 자기 주도적인 인재가 해내는 이유이다. 또 감사는 겸손의 가장 아름다운 형태(Gratitude is the most exquisite form of courtesy.)란 말은 슬기로운 경구이다. 인은 측은지심의 발로로 이심전심의 통함, 득심(得心)의 요건이다. 마음을 얻는 것이 불가의 최고봉,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어린 왕자‘가 외쳤다.

⑥제가(齊家)는 수신에서 마음과 행동을 바르게 닦고 바른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니 가장 친밀한 집안 가족을 가지런하고 (streamline) 매끈하게 (seamless) 잘 이해하고 다스리게 된다.

⑦치국(治國)은 가장 기본적인 조직인 집안을 잘 꾸리고 가꿀 수 있게 되면 조금 더 확장하여 나라도 같은 맥락으로 다스릴 수 있게 된다. 실은 마음을 얻는 섬김이다. 어깨의 힘이 아니라 배려와 정성으로 수발을 드는 봉민의 근면한 실천이다.

⑧ 평천하(平天下)의 경지는 치국의 능력이 지구촌으로 응용, 확산된 것이다. 천하를 평정하고 평온하게 진정(鎭靜)시킬 수 있다. 나무의 가지라 할 수 있는 8조목(八條目)이다. 대학은 큰 배움이다. 學은 배운 것을 실천하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이다. 삶은 실천이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Big Tech 기업이나 <네카라쿠배> (네이버·카카오·라인플러스·쿠팡·배달의민족) 인재상이다.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는 인재들”이 초격차 인재로 초격차 기량·기술을 발휘하는 연금술사들이다. 큰 대자 인재,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는 문화가 공자의 ’종심‘으로 경쟁력의 관건이다. 규제가 아니라 격려의 시대다. 문화는 규제로 될 일이 아니다. 미국은 “FANG’, 한국은 ‘Pang’과 같아야 ‘빵’ 터진다. 새해엔 모두 ‘빵‘ 터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