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박강석의 직업사회학](3)

2021-12-20     뉴스앤잡

1965~85년의 20년간 미국의 16세 이상 인구는 1억 2,900만 명에서 1억 8,000만 명으로 40%가 늘어났는데 같은 기간 취업자 수는 7,100만 명에서 1억 600만 명으로 50%가 늘었다. 이 인력을 고용한 3,500만개의 일자리 중 2,400만개가 뒤 10년간에 증가했다. 이는 특이한 일로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다.

1970~1984년까지 서유럽에서는 300~4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1970년대만 해도 서유럽의 일자리는 미국보다 2,000만개나 많았지만 1984년에 들어서는 오히려 1,000만개나 적었다. 일본의 경우도 1970~1982년까지의 12년간 일자리숫자는 10%가 증가하여 미국 증가율의 절반에 그쳤다.

미국의 모든 전문가들은 25년 전에 미국경제가 아무리 빨리 성장한다 해도 1940~50년 소위 베이비 붐 세대에 태어난 애들의 취업시기인 1970~1980년대에는 이 세대를 모두 고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하나 더 있었는데 1970년대 중반이후 기혼 여성들이 대거 노동시장으로 진출했다는 점이다. 1970년대에는 5명중 1명이 취업자였는데 1980년대에 이르러 기혼여성의 절반이 취업을 한 것이다. 일자리가 부족하리라는 25년 전의 예상을 벗어나 훨씬 많은 일자리가 제공된 것이다. 더구나 미국은 1970년에 이후 경제성장률이 제로인 기간이었고 탈공업화의 기간이었던 것이다.

산업혁명이후 300년간은 기술체계에 의한 기술진보의 시대였다. 기술진보는 곧 마치 기계적 프로세스가 그런 것처럼 좀 더 빠른 속도, 좀 더 빠른 온도, 그리고 좀 더 높은 압력의 달성을 의미했다. 여태까지의 기술의 모델은 유기체의 외부 에너지 중심이었다면 제2차 세계대전 후부터는 유기체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프로세스 즉, 정보를 중심으로 구축되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제2차 세계대전 후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산업인 자동차, 철강, 고무, 전기장치, 가전제품, 전화 그리고 석유산업은 이제 성숙산업으로 더 이상 진보가 어렵게 되었다. 컴퓨터와 통신, 사무자동화, 로봇, 생물공학, 인공지능 등의 하이테크 산업으로 대체되어 간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보면 경제성장이나 기업의 성장이 고용과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국내 30대 기업의 전체직원 수의 75%가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중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직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달한다.

30대 기업의 전체매출에서 두 회사가 차지하는 매출비중도 30% 수준이다. 그런데 2005년의 경우 이 두기업의 매출액 비중은 20%였고 약 10년 후인 2014년에는 10%가 증가한 30%였는데 직원 수의 비중은 10년 전이나 후나 그대로 30%를 유지하였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에 의하면 직업사회의 변화가 예측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무리 부정적인 예측이 있었다하더라도 나름대로 적절한 대처가 있어 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로봇에 의한 인간의 실업문제도 지나친 우려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