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재무제표, 공감과 협업의 Goodwill, 추수와 시작 [천기덕의 천기누설](35)

2021-10-28     뉴스앤잡

어느새 깊어진 가을. ‘야 가을이다, 힘내, 사랑해’ 3마디를 남기고 떠난 의사가 생각난다. 구사일생, 94년의 세월을 꾸준히 일군 뒤 1년 전 이맘때였다. 시간의 중요성은 주자 권학문, 도연명의 잡시, 법정스님의 일기일회(一期一會)에 녹아있다. 매일 86,400초 1,440분을 무료로 받아 감사히 쓸 것을 다짐하지만 제대로 쓴 날을 꼽으라면 하루도 없다. 어떻게 하면 충실하게 잘 쓸 수 있을까?

학교 특강의뢰를 받고 생각해 낸 것이 ‘당신의 인생을 역산하라’는 제목이었다. 몰입과 채찍효과 (Bullwhip Effect)가 천둥처럼 뇌리를 스쳤다. 시간을 역산해서 그냥 받는 ‘특권이 압수당할 수 있음‘을 예상하고 매 순간을 아껴 쓰야겠다는 다짐이었다. 생각해낸 것이 ’라라라‘ 시리즈였다. 당시 ’염라대왕이 부르거든 ~다고 하여라‘가 유행이었다. 운전하다가 라디오에서 들었는데, ’안동역에서‘와 함께 두 사람 다 약속한 듯 25년 무명이었다고 한다.

한 곡의 히트송을 낳기 위해 긴 세월 단련을 하였나 보다. 25년이면 QCC (Quarter Century Club) 회원으로 종신 고용 직장에서도 장기근속자에 속한다. 더 어려운 생업이 걸려 있는 프리랜서의 애환은 불문가지다. 라라라, 할 일이 많아 좀처럼 응할 수 없다는 요지다. 황소 채찍효과 (Bullwhip Effect)가 있다. 공급망에서 최종 고객의 마음이 변하면 상류(upstream)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 갈수록 정보왜곡으로 연쇄충격과 위험이 더욱 커지는 것을 말한다.

반드시 가야 할 길에서 방향이 잘못되면 낭패란 함의를 갖고 있다. 현실과 목표의 차이를 줄이려면, 아주 시간을 짧게 끊어서 자주 역산해 보는 것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생각끝에 ’라라라 3라‘를 생각해 냈다. 모든 것은 가능성의 블루오션, ”라(羅)“는 새 그물 ’라’자다. ‘불광불급(不狂不及) 라라라’로 제목을 붙였다. 어려운가? 물론 가치가 있으려면 당연히 어려워야 한다. 불가능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① (즐겁게) 미쳐라.

‘즐겁게’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내 인생, 국가에 대한 예의이다.

나다운 나, 응당히 해야 할 바, 그것이 도리다. 큰 꿈은 지속적 노력을 선물로 가져다 준다.

② (무섭게) 도전하라.

간절하게 갈망하고 치열하게 도전하라.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장하다.

③ (반드시) 잡아라.

미래는 가능성이란 블루오션이다. (The future is full of opportunities/possibilities.)

끊임없는 새로운 생각과 가능성으로 꽉 차 있다. (New thinking, newer possibilities!)

Job (삶)은 사람의 잡이 된다. 임자(臨者)가 임자(任子)다. 글로벌 시장도 마찬가지다.

늘 새로움이 매일매일 생기니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안주하지 말고 계속 임하라. (The best day is yet to come. Don‘t settle, keep at it. Your only limit is you.)

일기일회(一期一會)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GROW Model’이 말하듯 목표(Goal)가 현실(Reality)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파악, 대안을 생각해 보고, 강한 의지로 해내는 것이다. 톨스토이와 법정스님의 일갈이 같은 맥락이다. ”시시때때로 다가오는 죽음을 의식하고 살아야 한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때때로 점검해 보아야 한다" 인생을 역산해 보고 방향과 목표를 자주 점검해야 차질이 적다.

역설처럼 의사소통 도구는 많아졌으나, 진정한 소통은 먹통인 경우가 많다. 21C에 사는 사람이 15C 심지어 BC 시대의 사람들도 모인 형국이다. 찰나경이니 리더십 발휘가 어려워진 면도 있다. 새 정부도 저물어 가고 있다. 5년이면 천문학적 시간이다. 시끄러워서인지 더 길게 느껴졌다. 제품구매에 0.6초 만에 의사결정을 한단다. 손가락 한번 까딱하는 시간을 탄지(彈指)라고 한다.

탄지는 65찰나, 1찰나는 1/75초, 즉 0.013초의 시간이다. 탄지는 결국 0.845초다. 찰나의 누적이 영겁이다. 찰나경 다시 돌이킬 수 없는 내 생의 유일한 찰나들이 이어지고 있다. 계산해 보니 하루는 6,480,000 찰나다. 100세 인생이라지만 건강하게 또 제대로 보내는 날이 하루나 있을까?

순간을 잘라서 보면 대차대조표, 기간 개념으로 끊어 보면 손익 계산서다. '어느 기간 동안, 일생이든 임기이든 얼마만큼의 성과를 냈는가'하는 것이 관건이고 그 전체적 업적의 가치로 가늠된다. 그 가치가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밑거름이 된다. 나뭇잎은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지 않고, 낙엽은 물을 끌어 올려 성장시켜준 뿌리 곁으로 돌아가 거름이 된다. 낙엽귀근(落葉歸根)이다. 나무와 숲은 전체 조직의 가치 ‘영업권 Goodwill’이란 생태계를 형성한다.

난제 극복에 ‘협업’의 생태계 문화보다 뛰어난 것은 없으리라. 편 가르지 말고 수오지심을 견지하며 치열하게 토론하되, 옳은 것을 구하는 것이 인간됨의 도리이다. '진정으로 헌신하고 전력투구한다'는 믿음을 갖는 사회가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급선무다.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의 지지를 얻고 단합할 수 있을까? 까마득한 고전, 머리를 망치로 쳐 기억해 낸 키워드들인데 아직 유효하다.

1. 힘과 위험을 공유하라. (Share the power, share the risk)

2. 헌신적으로 혼신의 책임을 져라. (단 1푼의 비용도 Accountability)

3. 목숨을 걸고 약속을 지켜라. (Commitment)

4. 믿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실천하여 추호의 의심이 없도록 행하라. (Trustworthiness)

5. 청렴결백(淸廉潔白)하게 온전함과 온당함을 견지하라. (Integrity)

거래될 수 있는 조직의 가격이 굿윌이다. 다시 오지 않는 찰나, 잡은 것이 무엇인가? 오늘을 가꾸어 내일을 밝히자. 지금 여기서, 성장, 수익 지속성이 없는 재무제표는 의미가 없다. (Growth, Profitability, Sustainability)

G는 기간별 성장인 손익계산서, P는 찰라의 대차대조표, S는 G와 P가 합작한 현금흐름, 성장의 연료, 에너지인 밧데리와 같다. 성장 외엔 길이 없다. GPS는 가을걷이와 파종의 야누스 얼굴이다. 지속적 나아감이 없으면 쇠락과 폐허뿐이다. GPS의 늘 <새로운 윤회>가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