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쓴 입사서류, 간결한 PR & 능력 강조 [정경호의 설득면접](8)

2021-10-12     뉴스앤잡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는 봄부터 울어댔다. 한 번의 면접을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회사에 서류를 접수해야 하는 걸까?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학 졸업 예정자들을 상대로 조사해본 결과 적어도 20~30번 정도 서류를 접수해야 한 번 면접을 볼까 말까 하다. 물론 아주 냉정하게 말한 수치다. 단군 이래 최대의 취업난이라는 요즘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덕분에 여러 우스갯소리도 나돈다.

“이젠 이력서 포맷도 개발한 지경이야.”

“이력서 쓰는 것도 경력으로 쳐주면 내가 1등!”

“이제 눈 감고도 자기소개서는 쓸 것 같아.”

“자기소개서만 보면 나는 천하의 둘도 없는 인재야.”

“나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면 완전 사기꾼이 된 느낌이야.”

그만큼 서류전형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자조 섞인 블랙 유머일 것이다.

서류전형이란 입사 과정에 있어 최초의 관문으로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기반으로 지원자의 적격성을 가려내는 심사 방법이다. 심사 대상이 되는 서류는 입사지원서, 이력서, 자기소개서,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등 해당 기업에서 어떤 서류를 요구하느냐에 따라 다양하다. 입사에 필요한 서류라고 해서 통칭 ‘입사 서류’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며, 모두 개인의 공적 문서로 사실이 아닌 게 있을 경우 퇴사처리도 가능하다.

각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이러한 서류전형을 통해 지원자의 학력과 경력, 자질과 능력 및 잠재력을 파악한다. 여기서 통과한 지원자들은 면접의 기회를 얻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서류는 면접 때에도 지원자를 평가하는 중요한 자료로 사용된다. 그뿐 아니다. 최종 면접까지 통과한 ‘입사 합격자’의 경우는 회사 내 공식 문서가 되어 인사팀에서 보관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한다.

** 한마디로 서류전형은 단순히 1차 합격자만을 선발하는 과정이 아니다. 서류전형 때 쓰이는 자료는 해당 지원자가 입사한 후에도 회사 내에 보관되는 중요한 공식 문서이자 자료다.**

따라서 서류전형을 통과했다는 것은 그 입사 서류가 내내 회사에 보관할 가치가 있음을 뜻한다. 즉 우리 회사가 원하는 인재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래서 혹자는 “잘된 입사 서류 하나면 취업의 50퍼센트는 성공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입사 서류가 중요한 것이다. 입사 서류를 어떻게 썼느냐에 따라서 서류전형의 결과가 갈리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말하는 입사 서류는 주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말한다. 성적증명서 및 졸업증명서, 외국어 자격증 같은 것은 아무래도 개인이 위조를 하지 않는 한 변하지 않는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니까 거짓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개인이 필요 여부를 판단해서 기재하는 서류다. 때론 과장이 있을 수도 있고, 쓸데없는 경력이 있을 수도 있고, 주관적인 시선이 강해 객관적 판단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문제는 비슷한 조건이라면 인사담당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더 치중해서 본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특별히 조심할 필요성이 있다.

입사 서류는 직접적이고 간결한 표현을 요하는데, 많은 지원자가 서류를 제출하다 보니 하나하나 꼼꼼히 다 살필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차별적 요소나 우위를 점하는 요소 없이 무분별하게 장황하게 늘어놓은 긴 표현들은 많은 서류를 살펴야 하는 인사담당자들에게 부담을 안겨줄 뿐 전혀 달갑지 않다.

생각해보자. 지금 내 앞에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처럼 있다면 어떤 책부터 읽겠는가? 일단은 취향이 먼저 반영되겠지만, 대개 제목이나 뒤표지의 소개글 혹은 머리말이나 목차를 우선적으로 보고 선택할 것이다. 마찬가지다.

** 수북이 쌓인 서류더미 속에서 내 입사 서류가 돋보이려면 자연스럽게 파악되는 비주얼 구성과 간결한 표현이 매우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