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성검사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 [윤호상의 인싸팀찍썰](84)
“시험 치는 중간에 포기하고 뛰어나오고 싶었습니다.” 대기업의 인적성검사가 과거보다는 지속적으로 극강의 난이도로 출제되다 보니 많은 지원자들이 항상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비단 대기업의 인적성검사, 공공기관의 필기시험을 보는 지원자 대부분 이와 같은 좌절감 속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항상 예상 문제를 벗어난 문제들이 출제되다 보니 예상 밖의 좌절을 온 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그럼 왜 이렇게 인적성검사, 필기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졌고, 도대체 이 시험은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일단 구직자 입장이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 살펴본다면 인적성검사나 필기시험의 성격이 지원자의 직무 역량, 공통 역량 모두를 검증하는데 출발한다. 하지만 이 시험의 특성이 지원자가 폭증하면서 오히려 역량 점검보다는 면접 대상자를 선발하기 위한 떨어뜨리는 시험으로 변형되고 있다. 특히 인사팀, 면접관 등의 평가가 아닌 보다 객관적인 평가 도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회사에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삼성의 GSAT나 대부분의 인적성검사, 필기시험의 원칙이 시중에 유출된 문제나 강의를 제외하고 출제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점점 더 난이도가 극강으로 높아지고 구석구석의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평가 도구를 통하여 지원자의 역량 점검에 대한 의구심을 스스로 가지고 있지만, 선발 과정의 효율성을 위해서 불가피하게 시행하고 있다.
둘째, 가장 멘붕에 빠져 있는 구직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말 억울한 것이 각각 사기업, 공공기관의 인적성검사와 필기시험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에 실망하게 된다. 물론 사기업은 종합영역평가, 세부영역평가 형식으로 상이하고, 공공기관의 경우는 직업기초능력평가, 직무수행능력평가, 한 단계 더 나가서 사기업 인적성, PSAT 등의 여러 유형으로 각각의 기관들이 다른 시험을 시행되고 있다. 또한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는 특성을 가지며, 오답에 대해서는 감점을 주기 때문에 구직자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준비 방법 자체에서 혼란을 겪고 있으며, 내실 있게 준비를 하더라도 오히려 예상과 다른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내실 있는 준비 자체를 포기하고 벼락치기 수준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멘붕에 빠져 있는 기업과 구직자들과 달리 오히려 혜택으로 보는 이해당사자가 있다. 바로 사교육시장의 기업이나 강사들이다. 실제 사기업 인적성검사 이외에 공공기관의 필기전형이 중요한 선발 도구로 확대되다 보니 관련 기업이나 강사들이 몇 년 사이에 폭증하고 있다. 특히 전문성이 조금은 부족한 상태에서 사교육시장으로 진입하다 보니 교재나 강의 등이 일차원적이거나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어차피 출제되는 문제가 항상 예상 밖에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무책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이렇게 인적성검사, 필기시험의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이 상이하다 보니 상호간에 불신과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정말로 모순적으로 인적성검사의 사교육시장이 점점 더 확대될수록, 기업은 보다 객관적인 평가와 선발을 위해서 점점 더 구석구석의 문제를 출제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사교육시장과 기업의 악순환 고리를 지속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구직자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이런 선발 도구를 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준비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결국 서류전형이나 면접전형과 다르게 탈락의 원인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서 큰 좌절을 예방하는 방법은 미리 준비하고, 습관화하여 꾸준히 학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