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세월 가는 4월, 명품인생 Arete [천기덕의 천기누설](28)

2021-04-30     뉴스앤잡

4월은 잔인한 달로 불린다. 4월 1일이 만우절이니 그냥 지나가는 말이면 좋겠다. 중간중간 또 끝물에 <思月>을 되짚어 봤다. 2일 예비군의 날, 4일 청명, 5일 식목·한식, 7일 신문의날·보궐선거, 11일 대한민국 임정 수립일, 19일 4.19학생 의거, 20일 곡우·장애인의 날, 21일 과학의날, 22일 새마을의 날·정보통신의 날, 25일 법의 날, 28일 충무공 탄신일이다. 29일은 상속세, 기업의 사회적 기여의 날이 될듯하다.

4월의 비가 5월의 꽃을 피운다(April showers bring May flower)니 축복의 달이다. BTS, 블랙핑크가 세계를 흔들고 가수가 철학자 형을 부르면서 삶의 무게를 호소한 2020년은 고단한 세월이었다. 2020년 세계행복 리포트를 보니 우리나라는 61위로 7단계 하락했다. 유행가가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말은 거울처럼 확실하다. 여자골프는 여전히 승전보를 알려오고 윤여정 배우는 세계의 관람객을 상대로 품격 연기를 확실히 하였다.

마지막엔 삼성의 사회기부 뉴스다. 트로피보다 최고 금액보다 더욱 빛나고 고귀하다. 진정성과 당당함, 그 속에는 피, 땀, 눈물, 가장 고귀한 인간의 액체가 있다. 새벽 독서낭독에서 토론을 하다 보니 어록을 양산한다. 매일 “짠”한 시간을 갖는다. 오늘은 <솔직>인데 솔직하고 직설적인 것에 <열정>의 매력이 있다. 열정엔 열정과 정성이 들어있다. 그동안 쌓은 <노고>, 노력과 고생의 발산이다. 노련한 배우의 삶을 나의 대사로 재구성해 본다.

윤여정 연기자의 빛나는 매력 <소신>은 소통과 신뢰다. 하나를 더 보태면 재치있는 유머로 아픈 경륜을 느긋하게 표현한 ‘건드림’이다. 더 이상 공감할 수 없는 경지다. 필자는 공감하면 표현하는 습관이 생겼다. 블로그나 칼럼을 쓴다. 예인의 혼이, 자태가 정말 멋지다. 테스형을 목놓아 부른 노래가 그랬고 이민의 일면을 묘사한 미나리가 그랬다. 나는 낭독 시간에 사람들이 테스형만 찾으니 플라톤 형님이 뿔났다는 농담을 하였다.

청년들이 탈선한 정의에 드러누운 것처럼 ‘너 자신을 알라’보다 4가지 덕목을 얘기한 자기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혜, 용기, 절제를 잘 조화롭게 터득하고 나서 정의를 실현하면 이상적인 국가가 된다고 4가지나 일러 주었는데 말이다. 호응이 좋은 사람의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천진난만한 꾸밈없는 정직과 여유다. 당당한 이유가 있는 말로 정곡을 찌른 것이다. 꾸며댄 미사여구의 번지르르함보다 담백한 순수라고나 할까?

두분 모두 공자의 일생보다 딱 1살 더 산 인생의 경륜이다. 고달픈 날들의 축적이 아주 단단함을 낳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위대하고 더 존경스럽다. 균형을 잃지 않는 배려의 넉넉함에 꽂혔다. 더욱 멋진 매력은 겸손한 당당함이다. 있는 그대로의 거침없는 직진, 단도직입이다. 가식과 거짓, 허풍과 허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인간은 애초 출생때 부터 선하다는 말이 있다. 인지초, 성본성, 성상근, 습상원(人之初, 性本善。 性相近, 習相遠。)이다.

‘사람이 타고난 성품은 본래 착하나니, 애초에 사람은 다 비슷하다. 습관으로 인하여 시간이 갈수록 차이가 더욱 커진다’는 뜻이다. 평생 철학, 지혜를 사랑하신 원로 김형석 교수는 65~75세 정도가 인생의 가장 황금기고 했다. 관리를 잘하면 80대 중반까지 간다고 했다. 표본의 큰 교훈을 얻었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세상과 우리사회의 왜곡된 홍진을 씻어내린 사월의 시우(時雨)같다. 꽃피울 일만 남았다는 것이 풀어야 할 우리의 숙제다.

노래 한곡에 8개월간 혼신을 쏟는다. 대본이 성경, 외울 수만 있다면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는 고백은 사명을 소명으로 바꾼 어록이다. 자문해본다. 나의 어록은, 당신의 어록은 무엇입니까? 숨을 쉬는 한 희망이 있고 희망이 있는 한 망할 일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숙성되고 지혜로워야할 인생이다. 하루의 선물을 정성껏 갚는 과정의 연속이다. 작은 상처(Scar)를 별(Star)로 빛나게 만드는 여정, 윤기나는 여정, 윤여정이다.

예전 군 복무때 휴가를 오다가 읽은 샘터, 대학 학장님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인간은 각기 다르니 그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다. 70-80대면 끝나는 인생이로되 이 우주에 한점 창조의 흔적을 남기려면 외길을 잡아 달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얻는 것이 무엇일 거냐고 따진다면 그런 태도는 허무이다. 인생이 허무라면 세상만사는 끝장이다.” 무슨 일이든 할 가치가 있는 일이면 잘할 가치가 있다. 이제 탁월하게 할 가치가 있다.

탁월은 그 가치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가치기반의 삶이 인생 선배들이 외치는 웅변이다. 인간은 3000개의 재주를 선물로 받았다고 한다. 보너스를 2개 더 받았다.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이다. 자연주의 시인 메리 올리버가 준 것이다. 어제에서 배우고 오늘을 살며 내일의 희망을 품고 사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나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 있으니 호기심을 갖고 계속 질문하는 것이다.

100세 시대 우리들의 황금기는 80-90대가 될 수도 있다. 생의 마지막 종착역을 설정해보고 미래 이력서를 써 보면 어떨까? 예전 인터뷰에서 물어보던 단골 질문이다. 5년뒤, 10년 뒤. 이젠 속도가 더 붙었으니 1년과 3년으로 나눠야 하겠다. 40, 40.9, 47, 49세는 무엇을 뜻할까? 불혹은 이미 기업들이 부담을 갖는 사람의 비용이라고 한다.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다. 40.9세는 현재 평균 퇴직 연령이다.

47은 두 연예인들이 현재까지 쌓아온 성상의 기준연도인 1947년이다. 자리를 바꿔보니 74세다. 1949년은 미국 서부개척 황금기, 기업가 정신의 해 1949년이다. 미국의 DNA다. 기업들이 승부를 내는 錢爭의 결단, <기승전결>이다. 기업은 성과를 내는데 사활을 건다. 자발적 동기로 형성된 조직문화가 회복탄력성과 창의적 문제해결력이 뛰어나다. 이건희 회장의 지론 "기업은 사회전체의 문화적 인프라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는 선각자적 신념에 경의를 표한다.

필자도 사람투자에 대한 외부의 인증을 받는 과업을 수행한 적이 있다. 문화는 공동체 삶의 인프라다. 임무, 비전, 가치체계와 황금률을 함께하는 커뮤니티 생활이다. 개인의 품격을 바탕으로 형성된 문화는 융성하게 된다. 그런 조직은 튼실하다. 내가, 기업이 존재함으로써 더 나은 삶이, 세상이 되는 것이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 창출의 사회다. 가는 4월이 가는 세월에 묻어 물처럼 흘러간다.

시간은 저물어 가지만 인생은 한 단원씩 여물어간다. 언제 어떤 모습이 될지 그려보자. 명품이 될 것인가 거품이 될 것인가? 당신이 정하는 결정영역이다. 역산해보는 미래 이력서다. 명품을 만드는 과정은 고단하지만 설렌다. 그 빛의 등불을 향해 나아가는 문, 두드릴까 밀까? 닫지는 말자.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다. 잘 여물면 명품(Arete, Design label product)이 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