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과 입대를 동시에 앞둔 스물네 살 청년 김상우, 입대 전 두 달의 시간을 후회 없이 보내고자 언뜻 무모해 보이는 계획을 세운다. 막연히 사업가의 꿈을 꾸던 그가 세운 계획은 바로 ‘재외 한인 사업가를 찾아가 인터뷰하기’. 모두가 무모하다고 한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한 청년 사업가의 여행 이야기를 '사장님, 만나주세요'라는 책으로 발간했다. 김상우 작가를 만나서 그가 여행에서 만난 재외 사업가와의 만남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장님 만나주세요>는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나요?

“처음 여행을 계획했을 땐 막연하게 ‘사업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도전했어요. 꿈이 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의 막막함을 알기에 해외에 계신 사장님들을 만나 대화하고 사업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쓰게 됐습니다”

책 내용 중 독자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각 나라별 취재 과정을 담은 여행기와 대표님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구성돼있어요. 제가 만난 대표님들의 업종이 각각 다르기에 모두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대표님을 찾아가는 여정에 대해서는 태국편을 추천하고 싶네요. 제가 인터뷰를 허락받기까지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웃음) 특히, 방콕에서는 회사 주소를 잘못 알아서 세 번이나 헛걸음을 하기도 했어요. 태국편은 제가 대학생의 신분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던 과정이 상세하게 담겨 있어 인터뷰를 계획하는 분들에게 유용한 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만나본 기업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공통점을 콕 집어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워요. 사업의 왕도가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여행을 떠났는데 대표님들이 동일한 질문에 대해 서로 다른 대답을 내놓으시는 모습을 보고 사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대표님들의 답변은 실제로 그분들이 겪어온 삶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제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오히려 이런 과정을 통해 사업에는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어요. 현지에 계신 대표님들을 만나 다양한 조언을 듣고, 깊이 고민했던 그 시간들이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제게 아직도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해외 사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어느 나라를 추천하고 싶나요?

"캄보디아에서 만난 대표님은 '많은 사람들이 선진국에서 사업을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경쟁자가 적은 개발도상국에서 개척하는 것이 기회를 잡는 방법이다'라고 말씀하셨어요. 반면, 라오스에서 만난 대표님은 '경쟁자가 많다는 것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구매할 사람도 많다는 뜻이다. 시장이 작은 개발도상국은 성장에 한계가 있기에 선진국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게 낫다'라고 대답하셨어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답변할 수 있는 질문, 정답이 없는 질문인 듯 싶어요."

여행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있나요?

“세 번째 여행지였던 라오스 여행이 가장 힘들었어요. 그때, 저는 계속되는 여행으로 육체적인 피로가 쌓인 상태였는데요. 그만큼 인터뷰를 앞두고 정신적인 불안감도 컸습니다. 사실, 학생 신분으로 초면인 기업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일은 매번 커다란 부담감으로 다가왔어요. 대표님들이 제 요청을 수락해 주실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여행지에 갈 때마다 인터뷰 요청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했습니다”

힘든 순간을 극복할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나요?

“또래 여행자들이 웃고 즐기며 관광지를 오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제 자신이 더욱 초라하게 느껴졌어요. 때로는 "나 혼자 해외에서 이렇게까지 고생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에 진지하게 여행을 포기할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울적한 마음으로 메콩강변을 산책하는데 노을빛을 맞으며 흐르는 강물이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문득 ‘여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와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포기하지 않았기에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듯이, 인터뷰 여행이 고되기도 하지만 서서히 변화될 제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죠”

여행을 다녀온 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크게 나누어 보면, 성장의 관점과 사업적인 관점. 이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첫 번째로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사실 인터뷰를 앞두고 지인들의 반대가 심했어요. 평범한 대학생이 연줄도 없이 해외에 계신 사장님들을 만나고 오겠다고 하니 모두 말렸죠.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런 이야기만 듣다 보니, 저도 어느 순간부터 "아, 내가 말도 안 되는 계획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의욕이 꺾이더라고요.

결국 우려 속에서 여행을 시작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사장님들이 저를 반겨주시며 인터뷰에 임해주셨어요. 저는 이 과정을 겪으며 미래를 계획할 때, 앞날을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그 일을 해보지 않고서는 판단할 수 없음을 실감하게 됐어요. 사람들의 반대에 밀려 포기해버린 기회 속에 인생을 바꿀 어떤 선물이 숨겨져 있을지 알 수 없는 법이니까요.

두 번째는 사업가로서의 성장이에요. 해외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사업을 시작한 대표님들의 이야기는 제게 큰 힘이 됐어요. 특히나 일반적인 경영 서적으로는 배울 수 없는 현실적인 조언과 사업에 대한 가르침이 많은 도움이 됐죠.

저는 군대를 전역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요. 회사를 설립하고 경영을 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사장님들이 해주신 조언이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돌이켜보니 동남아에서 진행했던 인터뷰가 제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해주었어요. 저는 아직 경험이 부족한 청년 사업가이지만, 마음이 불안하고 힘들 때마다 인터뷰 내용을 되새기며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어서 항상 그때의 경험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외 기업인을 만나며 여행을 하려는 사람에게 조언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인터뷰를 앞두고 고민이 많으실 텐데요. 일단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은 뒤로하고, 먼저 만나고 싶은 대표님에게 이메일을 보내보는 게 어떨까요? 저도 처음에는 '되든 안 되든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보낸 메일이 여행의 시작이 됐어요”

 

인터뷰 요청 팁이 있을까요?

“인터뷰 요청에는 손편지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실제로 저는 여행의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손편지로 인터뷰 요청을 진행했는데요. 요즘처럼 SNS가 대중화된 시대에는, 손편지 같은 아날로그 방식이 진심을 전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반드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인터뷰 여행을 진행하기를 권하고 싶어요. 바쁜 대표님들의 스케줄에 맞춰 인터뷰를 요청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를 두고 말씀드려야 대표님들도 부담 없이 시간을 내주실 수 있으니까요.

물론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의 어려움이 있으니, 상황이 나아진 뒤에 진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롭게 준비 중인 테마여행이 있나요?

“한 가지 기획해 둔 테마여행이 있는데요. 해외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자유롭게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난 동남아 여행이 사업에 대한 배움을 얻는 과정이었다면, 이번에는 다른 문화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며 인생에 대해 배우고 싶어요. 물론 현재는 사업에 집중하고 수년 뒤에나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현재 저는 마케팅 전문 회사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렇기에 지금은 이 일에 더욱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마케팅 사업은 클라이언트가 성장하는 만큼 회사도 성장한다는 특징이 있어서 일을 하며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