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생각 근육을 강화시키는 스탠포드의 제안, Design Thinking [김건희의 디자인씽킹](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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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생각 근육을 강화시키는 스탠포드의 제안, Design Thinking [김건희의 디자인씽킹](1)
  • 뉴스앤잡
  • 승인 2020.03.3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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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스티브 잡스와 여러분 중에 누가 더 천재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런 질문을 필자가 강의 중에 했을 때 대부분의 청중들이 망설임 없이 ‘스티브 잡스요!’라고 대답하는 것을 필자는 수도 없이 경험했다. 이 칼럼을 읽고 있는 여러분께도 질문하고 싶다. “여러분과 스티브 잡스 중에 누가 더 천재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애플社의 수장이었던 스티브 잡스는 그의 친구인자 동료였던 데이비스 켈리(David Kelley - IDEO社의 창업자이자 스탠포드 대학교의 석좌교수)로부터 애플사의 최초의 마우스 디자인 제작부터 많은 부분을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데이비드 켈리가 만든 Design Thinking 방법론을 익히게 된다. 이것이 여러분과 스티브 잡스의 차이점을 만들었고 혁신의 중심 스마트폰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여러분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매순간 자극을 받는다. 자극을 받을 때 마다 여러분이 인지하지도 못하는 순간, 영감이 떠올랐을 것이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데이비드 켈리는 샤워하러 가는 순간에도 떠오르는 영감을 포착하기 위해 보드 마카를 들고 샤워부스로 들어갔으며 스티브 잡스 역시 영감의 포착을 위한 중요한 도구와 환경, 문화가 무엇인지 90년대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스티브 잡스는 떠오르는 영감을 포착하는 방법과 그것을 팀원들과 공유하여 혁신하는 법을 우리보다 먼저 알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여러분은 사소한 선택부터 중요한 의사결정까지 주로 어떤 뇌를 쓰고 있는가?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좌뇌 위주의 결정이었는가.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우뇌 위주의 결정이었는가. 스티브 잡스의 생각 근육은 죄측과 우측 중 어디가 발달되어 있을까.

지금까지 인류에게는 다양한 사고법이 소개되었고 그 중에 몇 가지는 공교육기관 및 기업에서 인재 육성 및 제품 개발까지 주도하고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주된 사고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분석을 위한 Logical Thinking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도 기업에 입사 후 직무를 할 때도 좌측 생각 근육의 사용이 압도적이었다. 이 생각 근육의 발달은 이런 장점이 있다. 조직을 안정적이고 계층적으로 관리하기에 편리하며 인재를 선발하기에도 용이하다. 로지컬 씽킹은 많은 근거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수에 빠른 대응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현대사회의 특징을 불확실성이라 할 정도로 가속도가 붙은 변화는 좀처럼 어느 방향으로 갈지 종잡기가 어렵다. 따라서 기업에 요구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변화의 속도에 대응하는 능력이고 나아가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일 것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이 혁신은 우뇌 위주의 생각 근육인 창의적인 생각이 주도하고 있을까? 구글, 애플, 아마존 같이 글로벌 베스트 100대 기업의 1위 2위를 다투는 기업들은 창의적인 생각으로 혁신하고 있는가. 그러나 스티브 잡스와 데이비드 켈리가 주도한 혁신은 창의적인 생각이 아니다.

디자인씽킹은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를 반복하는 사고법이다. 이 좌뇌 우뇌를 골고루 발달시키는 생각 근육은 글로벌 베스트 브랜드 100위 안에 대부분의 기업들을 컨설팅하는 방법론이었으며 미국에 있는 혁신 기업의 회의법과 기업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이란 용어를 본격적으로 유행시킨 스탠포드 대학에서 가장 인기있는 과정이라면 D-school(The Hasso Platter Institute of Design의 약칭)이다. 디스쿨에서는 지금의 정형화된 5단계의 디자인씽킹 방법론과 철학에 대해서 공부한다. 그 모습은 세계 최초의 랩탑 컴퓨터가 제작되던 디자인 회의실과 흡사하다. 팀원 모두가 움직이면서 경직되지 않고 즐겁게 활동한다. 그리고 누구하나 주눅 들지 않고 거침없이 자신의 날것 그대로의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빠른 실패를 통해 배운다.

디스쿨의 전신이자 ‘글로벌 혁신 기업을 혁신하는 기업으로 유명한 IDEO社’이 회의실을 엿보자면 다음과 같다. 1999년 미국의 ABC방송국은 IDEO社의 CEO 데이비드 켈리에게 쇼핑카트를 혁신할 것을 주문한다. ABC방송국이 제시한 조건은 단 5일 만에 쇼핑 카트를 혁신하는 것이었고 모든 회의 모습은 촬영되었다. 첫째날, 쇼핑카트를 사용하는 고객 있는 현장으로 데이비드 켈리의 모든 팀원들은 이동한다. 팀원들은 현장에서 쇼핑카트를 사용 중인 고객들을 관찰하고 인터뷰했으며 쇼핑 카트를 직접 체험했다. 고객의 경험을 공감하면서 떠오르던 영감들과 정보들은 모두 포스트 잇과 카메라, 녹음기 등에 담는다. 그렇게 포착된 영감들은 회의실로 돌아와 팀원들이 모두 함께 공유하는 ‘영감의 벽’에 부착된다. 다음날, 벽에 부착된 확산된 정보들은 팀원 모두가 공유하며 그것을 수렴하기 위해 모두 함께 몰입한다. 그리고 하나의 방향으로 정의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원들 모두가 능동적이고 거침없이 아이디어를 쏟아 붓는다. 이것 역시 글과 그림으로 표현되어 영감의 벽에 부착되고 아이디어를 취합하여 하나의 스케치로 빠르게 제작해 낸다. 마지막 날, 그 프로토타입을 고객을 통해 검증하고 개선해 나간다.

첫째날 팀원들은 고객의 경험을 공감하기 위해 관찰하면서 우뇌의 생각 근육을 쓰면서 확산한다. 다음날 확산된 정보를 분석하고 가장 중요한 문제를 수렴하기 위해 좌뇌의 생각 근육을 쓰게 된다. 그리고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스케치하면서 다시 확산하고, 확산된 아이디어를 하나의 프로토타입으로 수렴하면서 확산과 수렴, 우뇌와 좌뇌의 생각 근육을 반복하게 된다. 이것을 디자인씽킹의 핵심 패턴 Double DIamond Model이라고도 한다.

ABC방송국은 그 5일 동안 촬영하면서 수많은 질문을 했다. “미국의 전국민이 여러분의 회의를 지켜보고 있고 여러분은 단 5일 만에 쇼핑카드를 혁신해야 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어수선하고 산만하죠?” “모두 회의 테이블에 둘러 앉아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왜 다들 벽 앞에 서서 움직이고 있나요? 지금 회의를 진행하는 진행자는 어려보이고 권위 있어 보이지 않는데 저 사람을 리더로 세운 이유가 무엇인가요?” 데이비드 켈리가 대답한다. “우리는 이 산만함을 focused chaos, 목표가 있는 혼돈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분위기가 팀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각자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만듭니다.” “앉아있는 고정된 자세가 아닌 유동적인 움직임이 우리의 생각을 고정되게 하지 않고 흐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보를 벽에 부착하면 팀원으로 하여금 문제에 더 몰입해서 아이디어를 빠르고 쉽게 공유할 수 있게 합니다.” “우리 팀원들 모두 디자인씽킹 5단계 중에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단계가 있으며 35세의 저 친구는 진행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의 리더인 것입니다.”

필자는 데이비드 켈리와 스티브 잡스가 우리보다 더 천재적이어서 최초의 스마트폰을 만든 것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다. 데이비드 켈리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시제품을 만드는 디자이너의 회의 방식을 착안해 디자인싱킹이라는 사고법을 체계화 시켰고 ‘더 빨리 실패해야 더 빨리 성공한다’는 철학으로 팀원들과 영감을 빠르고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실패와 실수가 허용되는 말랑말랑한 조직 문화와 철학을 탄생시킨 것이다. 혁신은 천재가 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씽킹으로 생각 근육이 발달한 말랑말랑한 팀이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여러분이 영감을 포착해서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익히고 기꺼이 실패를 거듭할 ‘Creative Confidence’가 생기는 순간, 단언컨대 스티브 잡스보다 더 천재성을 발휘하는 인재와 조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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