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언론이 사용하는 외국어 표현 ‘국민 이해도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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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언론이 사용하는 외국어 표현 ‘국민 이해도 낮아’
  • 한지수 기자
  • 승인 2020.03.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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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나 공공기관, 언론에서 쓰는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일반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어 표현 3천500개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이해도를 측정한 결과 100점 만점에 평균 61.8점으로 조사됐다.

또한 3천500개 외국어 표현 중 응답자 60% 이상이 이해하는 건 1천80개(30.8%)에 불과했다.

세대별로 보면 60대 이하에서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는 1천378개(39.4%)인 반면 70세 이상에선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가 242개(6.9%)뿐이었다.

QR코드, 팝업창, 키워드, 모바일앱, 패스워드, 스쿨존, 노키즈존 등 346개 비교적 쉬운 외국어 표현조차 60대 이하가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한 비율과 70세 이상이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한 비율이 단어마다 50% 이상 차이가 났다.

이러한 이해도 격차는 특히 정보통신 관련 단어에서 두드러졌다.

루저, 리워드, 스트리밍, 리스펙트, 스킬, 메디컬, 3D 등 1천245개 표현에 대해 이해하기 쉽다고 답한 70세 이상 응답자는 10%를 밑돌았다.

이번 조사는 문체부와 ㈔한글문화연대가 지난 1월 29일~2월 13일 서울 등 전국 16개 지역 14~79세 국민 1만1천7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정부 보도 자료나 언론 기사 등에 사용된 외국어 표현 3천500개에 대한 이해도를 온라인(10~60대)과 개별면접(70대)을 통해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일상에서 외국어나 외국 문자 등 외국어 표현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응답이 74%였으며,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6.1%에 그쳤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어려운 외국어 표현으로 일반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는 ‘새말모임’을 지난해 말부터 운영한다.

이에 대해 정부 대응이 다소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긍정적 여론이 있지만, 일각에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영어를 그대로 쓰는 것이 통일성 있고 편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국어기본법에는 공공기관 등이 공문서를 작성할 때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한글 용어와 문장으로 작성하고 특별한 경우 괄호 안에 한자나 외국 글자를 병기할 수 있게 규정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처럼 사회적 소통이 중요한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정부와 언론의 쉬운 우리말 사용 노력이 절실하다”며 “코호트 격리, 드라이브 스루 등 어려운 외국어를 계속 사용한다면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고령층이 정보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보도자료, 보고서 등에 어려운 외국어 사용을 줄여나가도록 평가와 홍보를 강화하고, 언론 기사 제목 등에 어려운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지속해서 권유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4월부터 누리집(www.plainkorean.kr)에 정부나 공공기관의 어려운 말 사용을 신고하는 게시판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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