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대응의 무서움 [유석인의 창업&심리학](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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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대응의 무서움 [유석인의 창업&심리학](18)
  • 뉴스앤잡
  • 승인 2019.11.1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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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빨라도 넘 빠르다. 대응하려고 하니 이미 대응자체가 의미없게 다른 변화가 찾아오는 현상이 일상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런 변화로 인해 큰 낭패나 실패를 본 당사자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가 특별히 잘못한 건 없었다. 어쩌다 보니 무너지고 말았다. 빨라진 고객변화의 속도에 어떻게 대처할지 몰랐다“고 시인했다.

지금도 휴대폰 통신시장에서 2G를 고수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4G가 다가오고 있는 줄 알았는데 벌써 5G가... 혹자는 이미 5G도 넘어 6G를 논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변화에 쫒아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줄서기를 잘못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의 맥을 잘 짚은 경우에는 대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열심히만 일하면 누구나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시대가 있었다. 이제는 성실이 미덕이 아니라 창의, 대응, 편먹기, 줄서기 등 빠른 변화와 관련된 용어들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시장의 벽도 제품의 벽도 그 경계가 옅어지거나 사라지고 있음도 주지해야 한다. 과거 치킨집의 경쟁상대는 옆 치킨가게였지만 이제는 프랜차이즈나 아니면 새로이 진출하는 창의적 업체 혹은 SNS나 매체가 만들어낸 다른 도시의 치킨가게가 될 수도 있고, 치킨집이 아닌 편의점 아니면 떡볶이 집이 될 수도 있는 시대가 되었다.

넋놓고 있다가는 아니 그냥 현업에 열심히 종사만 하다가는 2등으로 밀려나는 것은 순식간이고 꼴찌까지 밀려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동조(conformity)라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행해진 실험에서 육안으로 확실히 식별되는 차이가 있는 물체의 구별에 사회적 시선이 두려워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를 보고 인간의 사회성에 대해서 충격을 받았다.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족발집이 있었고, 새로운 조리법으로 떠오르는 족발집이 입소문을 타면서 여러 곳에 체인이 생겨나는 등 족발계의 판세 변화가 있었다. 그 이후 이런 시장구도를 흔들려는 기존 프랜차이즈들이 치고 들어오고, 기존의 지명도가 떨어지던 족발집들이 절차부심 퀄리티를 높이고,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마치 춘추전국시대같은 혼전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최근 모 TV프로그램에서 이 지역에서 전혀 생소한 브랜드의 족발집이 소개되자마자 족발업계의 판도는 거대한 지각변화가 일어났다. 이 족발을 사기위해서 줄을 서야하는 상황이 일어났다. SNS나 매체를 통할 수만 있으면 후발업체의 경우 상위업체로 도약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매체가 구매자의 사회성에 영향을 미쳐 구매행위에 변화를 주고, 이 변화에 역행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형성해버린 것이다.

최근 언론은 기획성 기사가 난무하기도 하기에 정확하게 맥을 짚기에 한계가 있지만 여러 매체의 의견이나 기사를 종합해서 변화의 맥을 확인할 필요가 있고, 변화의 양상을 포착하기 위해서 매체 뿐만 아니라 유튜브, 블로그, 각종 SNS 등 채널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세대차이라고 무시해도 되었지만 세대차이를 넘어서지 못하면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구매경로는 생산 유통 소비의 단계를 거친다. 기존의 제품 유통구조라고 할 수 있다. 맞벌이, 독신세대 증가 등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확산되면서 기존의 유통이 아닌 소비자를 배려한 유통형태 즉 인터넷 주문, 총알배송, 퀄리티 유지, 낮은 가격 등이 기존 소비형태의 지각변화를 유도하였다. 기존의 유통업체가 이 새로운 인터넷 유통업체에 큰 타격을 받아 대표를 해임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어떤 단계에서 개선을 시도할 수 있는 단계에 새로운 업체들이 치고 들어오고 업계전체의 지각자체에 변동을 주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것이다.

큰 흐름도 시작은 미미한데서 시작한다. 주변의 미미한 변화가 있다면, 이 변화가 단독으로 아니면 다른 기술변화나 프로세스의 개선과 맞물려 가져온다. 변화를 병행해서 고민하면서 현업에 성실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이런 시장변화들이 얘기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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