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용사와 부사를 활용하라 [정경호의 설득면접](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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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용사와 부사를 활용하라 [정경호의 설득면접](34)
  • 뉴스앤잡
  • 승인 2022.09.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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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울리는 강력한 포인트.

5년 전 억대 연봉을 받는 텔레마케터 자매가 소개된 적이 있다. 하루에 다섯 시간 정도 고객들과 통화하면서 금융상품을 팔아 텔레마케터 세일즈 부분에 나란히 1, 2위에 오른 것이다. 당연히 인터뷰가 쇄도했다.

“어떻게 전화로 그렇게 상품 판매를 잘할 수 있었나요?”

“그저 수식어를 풍부하게 섞어 말한 것밖에는 특별한 게 없는 것 같아요. 가령 어린이 보험일 경우 ‘자녀에게 닥칠 각종 위험을 보장해드립니다’라고 메마르게 설명하는 것보다는 ‘예쁘고 소중한 자녀 분에게 닥칠 미래의 위험을 빈틈없이 몽땅 보장해드려요’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고객이 솔깃해하거든요. 매일매일 표현력이 좋은 인상적인 문구들을 만들어 노트에 적어놓고 밤마다 읽는 연습을 했어요.” 

이들의 목소리는 매력적이거나 특별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얼굴을 볼 수도 없으니 눈에 보이는 차별성 같은 것도 없었다. 오로지 전화로 들리는 목소리와 내용에 고객들의 마음이 움직였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비법은 다름 아닌 형용사와 부사를 활용한 수식어였다.

한국어는 그 어떤 언어보다 가장 수식어가 발달한 최고의 언어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의 특유한 감성 유전자를 반영하는 언어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숱한 외세의 침략 속에서 고통을 겪었지만, 특유의 낙천성과 적극성, 열정으로 이겨낸 지난 역사와 감정들이 언어에 스며들어 있는 건 아닐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열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가진 능력을 다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본질은 같은 표현일지라도 어떤 수식어가 붙었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반응이 달라진다. 감성적인 스타일의 면접관인 내게 있어서 이 세 가지 표현들은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들렸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진부한 수식어의 남발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필요할 때 강력한 포인트로 사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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