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 [윤영돈의 한국형 정서코칭](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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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 [윤영돈의 한국형 정서코칭](7)
  • 뉴스앤잡
  • 승인 2022.08.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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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솔직히 말했다가 괜히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심리다.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도 이를 참고 억제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적 갈등을 ‘정서표현 양가성(ambivalence over emotional expressiveness)’이라고 부른다. 정서표현 양가성의 기저에는 자신이 정서를 표현하면 대인관계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신념이 깔려 있다. 과거 감정을 이성적인 심리 과정을 방해하는 비합리적이고 본능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이다. 무조건 감정을 억눌러야 한다는 것은 소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할 기회를 잃게 된다. 내가 솔직해져야 상대방도 솔직해진다. 상대방을 안다는 것은 사실 상대방의 정서를 아는 것이다. 감정을 억누르면 친밀함을 느낄 수 없어서 마음의 거리를 좁히기 힘들어진다.

 
모든 감정은 정당하다. 어떤 감정이든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모든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좋고 나쁘다는 자의적 판단만이 있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부정적 정서는 나쁜 것이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시험을 앞둔 사람은 불안하면서도 더 많은 준비와 노력으로 시험을 잘 보는 경우도 있다.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부정적 감정은 수용할 때 비로소 마음속에서 해소되지만, 억압할 경우 언젠가 불안이 더욱 더 커질 수 있다.
좋아 보이는 감정에도 부정적인 측면이 있고, 나빠 보이는 감정에도 긍정적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즐거움도 지나치면 조심성이 없어질 수 있고, 걱정이 많기에 더욱 철저히 준비하여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부정적인 정서를 느낀다 해도 항상 그 안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보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불쾌한 감정을 소홀하게 취급하고, 부정적인 정서를 제거해야 행복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부정적인 정서를 허락하고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을 때 행복이 찾아온다.
 
한 가지 사건에도 여러 가지 감정이 섞여 있다. 감정은 복잡하고 다양성이 있다. 결혼식에서 울고 있는 신부 어머니가 있는 반면, 싱글벙글 웃고있는 신랑 아버지도 있다. 감정에 서툰 사람일수록 타인의 감정에 휘둘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감정은 특정 상황과 외부자극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지금 표현한 정서 아래에 원인이 되는 또 다른 정서가 있다. 예를 들면, 상대에게 ‘분노’를 표현하지만, 사실 그 안에는 무시당한 ‘서러움’이 있다. 앞서 설명한 ‘1차적 정서’와 ‘2차적 정서’로 설명될 수 있다.
 
화가 난다고 모든 상황에서 화를 낼 필요는 없다. 정서는 곧 내가 아니다. 내가 잠시 겪는 ‘경험’일 뿐이다. “나는 화가 났어!”라는 말 대신 “나는 지금 화를 ‘경험하고’ 있어”라고 말하자. 화가 났음을 알리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은 다르다.
상대방에게 화가 났다는 것을 전달하는 표현과 상대방에게 짜증, 신경질, 분노, 격노 등으로 공격하는 행위가 화를 내는 것이 된다. “너 또 왔구나. 그러나 이것 또한 영원하지 않고 지나가겠구나!” 감정에 집착하지 말고 단지 우리 집에 찾아온 손님으로 대하자.
감정은 시시각각 변하지만 내 마음의 바탕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주인이고, 감정은 손님이다. 손님에게 절대 집을 내주지 말자. 감정의 주인은 나다. 정서를 잘 다루면 소중한 동행자가 되지만, 감정에 휘둘리면 성난 난폭꾼이 된다.
 
내 감정의 원인은 나에게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과 환경 때문이 아니다. 똑같은 외부자극을 받아도 저마다 사람들의 감정 반응은 다르다. 어떤 감정이든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경험하라. 누구에게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하라. 상대가 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자신의 실제 감정에 대해 표현해야 한다. 자신의 표현이 잘못된 것도 아니고, 상대의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나에게 이미 익숙하게 굳어진 특정 정서로 여러 상황에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정서는 내가 이미 가진 신념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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