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청년층 기획봉사단, 사회변화 프로젝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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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청년층 기획봉사단, 사회변화 프로젝트는?
  • 김현택 기자
  • 승인 2021.12.21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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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보드게임 '폴리시티'로 청년층의 사회변화를 꿈꾸다!
'서울동행' 기획봉사 우문혜답팀, 정치게임을 만들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봉사활동을 ‘어렵고 힘든 국내외의 소외계층을 돕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봉사활동과 자선(慈善)활동을 서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뭉뚱그려 어려움을 겪는 특정 대상에 물질적 원조를 행하는 것을 봉사활동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봉사활동은 단순히 누군가를 돕는 행위를 넘어 지역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 인류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다. 이윤 추구를 위해 개인 또는 이익단체가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선한 목적을 위해 아무런 대가없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봉사활동, 각박한 세상 속에서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가 만든 자원봉사 플랫폼 ‘서울동행’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기후변화, 학습소외, 사회경제, 불평등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자원봉사팀을 모집했다. 봉사활동의 가능성을 믿고 ‘기획봉사공작소’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참여한 봉사팀들에게 활동비 지원·전문가 교육 등의 기회를 주고 있다. 이번에 뉴스앤잡은 당사 스튜디오에서 서울동행의 ‘사회변화 프로젝트’로 정치를 게임으로 제작한 ‘우문혜답’ 팀을 만났다.

Q. 팀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문혜답' 팀의 최원우 학생

A. 최원우 : 안녕하세요, 서울동행 기획봉사공작소 사회변화 프로젝트에서 현재 정치 게임을 제작하는 활동을 하는 '우문혜답'입니다. 팀명 우문혜답은 저희 이름인 원‘우’, ‘문’정, 주‘혜’에서 따온 이름으로, 어지러운 사회 속 나타나는 문제들에 대해 슬기롭게 답을 찾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Q. 현재 참여하고 있는 서울동행 기획봉사공작소에 대해 소개한다면?

'우문혜답' 팀의 양문정 학생
'우문혜답' 팀의 양문정 학생

A. 양문정 : 서울동행 기획봉사공작소는 '퍼즐을 맞추어가는 곳'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주도해서 사회라는 거대한 퍼즐을 빈틈없이 완성하기 위해서, 학습소외와 같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문제부터 기후변화처럼 전 세계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곳입니다. 대학생들이 도전을 하고 사회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서울동행에서 다양한 교육과 프로젝트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을 통해 대학생들이 경험을 쌓고,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Q. 우문혜답 팀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최원우 : 저희는 청년 세대의 정치참여가 저조하다고 느꼈고,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청년 취업난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삶의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만 여기는 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라고 느꼈습니다. 청년세대의 취업난 해결과 청년복지와 같은 사안들은 결국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시행되는지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청년 세대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서 정치 참여가 활발해져야 하는데, 현재 20대의 정치 참여도 및 관심도는 많이 저조한 상태입니다. 청년들이 참여하지 않는 정치에서 청년세대를 위한 법을 요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20대 정치 참여도와 관심도 저조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했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Q.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우문혜답 팀이 생각한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요?

'우문혜답' 팀의 박주혜 학생
'우문혜답' 팀의 박주혜 학생

A. 박주혜 : 저희는 청소년과 청년들의 정치 관심도, 참여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계속했고, 청년들에게 친숙한 게임을 통해 해결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정치 보드게임인 '폴리시티(POLY CITY)'를 만들고 있습니다.

우선 보드게임을 만들기 전에 시중에 나와 있는 보드게임을 직접 플레이 해보며 보드게임 룰과 구성 등 큰 틀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결과 여러 회의 끝에 폴리시티는 여러 미션들을 수행하며 정치적 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인증인 '폴리'를 가장 많이 모으는 플레이어가 승리한다는 방식을 구상했습니다.

이후 몇 번의 시연회를 거쳐 보드게임 판, 캐릭터, 룰, 선거 방법, 후보자, 랜덤 카드 및 퀴즈 카드 등 보드게임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결정했습니다. 디자인 요소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100명을 대상으로 디자인 설문조사도 받았습니다. 현재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보드게임 패키지를 디자인하고 디자인이 마무리되는 구성품들 먼저 업체에 맡겨 실물을 프린팅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뉴스앤잡은 사회변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동행 봉사팀 '우문혜답' 팀과 만났다. 

Q. 정치 보드게임 '폴리시티'는 어떤 게임인가요?

A. 최원우 : 폴리시티는 정치가 일상에 녹아든 도시를 컨셉으로 하고 있는 보드게임입니다. 보드게임 진행 방식은 주사위를 던져 말이 칸을 이동하는 방식이며, 칸에 도착할 때마다 정치적 미션을 해야 합니다. 랜덤카드, 퀴즈카드, 선택카드, 행동카드 등의 카드들이 있고 그 카드에 적힌 것을 보고 정치적인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폴리시티의 주요 특징은 '선거의 의무'와 '납세의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플레이어들은 한 턴이 돌아갈 때마다 선거를 하고 납세를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학생 캐릭터 카드를 뽑아 그에 맞는 롤플레잉을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선거 후보자 중 청년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청년주택사업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자가 나온다면, 대학생 캐릭터는 나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해당 후보자를 뽑게 됩니다. 그렇게 내가 지지한 당선자가 선출되면, 한 턴 동안 납세할 금액이 삭감되는 혜택이 제공되는 방식입니다. 이렇듯 게임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정치를 쉽게 경험하고 정치적 미션을 수행하면서,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도 들어보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활동하면서 겪은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A. 박주혜 : 두 가지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코로나19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비대면 회의를 많이 했는데, 보드게임을 만드려다 보면 외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시연도 해야하고 충분한 회의도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6시 이후에는 2명 이상 못 만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대면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A. 최원우 : 또 하나는 중간에 저희가 프로젝트를 조금 바꿨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모바일 게임을 제작하려고 했었는데, 서울동행 기획봉사공작소 교육을 들으면서 전문가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그 때의 피드백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고민한 결과 보드게임을 만드는 방향으로 기획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보드게임은 여러명이 모여 플레이를 한다는 측면에서 민주주의의 속성을 더욱 잘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수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Q.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좋았던 점은?

A. 최원우 : 보드게임을 다른 친구들에게 플레이 하도록 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힘이 나고 뿌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끔씩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가 과연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이 들 때가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응원이 프로젝트를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고 가장 좋았던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문혜답'팀은 서로 끈끈한 우정을 토대로 / (좌측부터) 양문정, 최연우, 박주혜
코로나와 계획 변경 등 어려움에 많았음에도 '우문혜답' 팀이 훌륭하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서로간의 신뢰와 우정이었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달라진 점 혹은 발전한 점이 있다면?

A. 양문정 :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보드게임을 디자인하면서 그림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저는 항상 실무나 기획을 주로 담당했었고 예술 분야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특히 그림은 주변 사람들도 다 알 만큼 그림실력이 부족해서 보드게임제작을 시작할 때부터 '이걸 그릴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프로젝트 기간 중에 태블릿도 충동적으로 구매하고 진짜 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컸습니다. 나중에 제가 그린 그림을 지인들한테 보여주었더니 ‘네가 그렸다고?’ 하면서 많이 놀라는 모습을 보며, 뿌듯했습니다.

A. 박주혜 : 저는 자신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태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나 행사 등을 기획해오면서 '내 능력에 비해 너무 과분한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사회변화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도 설렘은 있었지만 막막함도 컸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또 그 결과물을 실제로 보면서, ‘난 할 수 있다’ 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팀원들의 격려를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회변화 프로젝트는 제 스스로에게 드는 의심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Q.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남아 있는 과제는 무엇인가요?

A. 양문정 : 아직 보드게임이 제작 마무리 단계에 있어서 제작을 마무리한 후 1~2월 쯤 펀딩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 보드게임을 비치하여 학생들이 일상에서 재미있게 정치를 접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가 청년 세대의 정치 관심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보드게임을 완성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많은 사람이 자신의 선택으로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우문혜답 팀은 멈추지 않고 달려나갈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층 혹은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박주혜 : 사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이렇게 한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의문은 도전하는 모든 대학생들이 겪고 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작은 도전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우리를 성장시키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사회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함과 동시에 또 다른 변화를 창조하는 세대가 바로 청년세대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작은 시도로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모이면 원대한 목표가 됩니다. 지금 당장의 결과물은 작을 수 있겠지만 우리 모두 그 너머를 보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 김현택 기자, 사진 = 홍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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