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 윤창호법 위헌 '음주운전 2회이상 가중처벌'... 처벌 과도해"
상태바
헌재 " 윤창호법 위헌 '음주운전 2회이상 가중처벌'... 처벌 과도해"
  • 박경민 기자
  • 승인 2021.11.25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배석해 헌법소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2021.11.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2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위반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정한 도로교통법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5일 A씨 등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2018년 9월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대학생 윤창호씨가 숨지는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으로 인명피해를 낸 경우 처벌수위를 높이는 내용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 개정됐고, 음주운전 기준을 높이고 재범 음주운전을 엄격하게 규율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통상 이 두가지 개정안을 합쳐 '윤창호법'으로 일컫는데, 이번 결정의 대상이 된 것은 도로교통법 부분이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이 조항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반복해 위반한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규정"이라며 "그런데 가중요건이 되는 과거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와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 사이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이 없고 과거 위반행위가 형의 선고나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전과일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들어 과거 위반행위가 10년 이상 전에 발생했고 그후 음주운전을 했다면 이는 '반복적'인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과거 범행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의 범행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은 예컨대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과거 위반행위를 근거로 재범 음주운전 행위자에게 책임에 비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경우라도 과거 위반 전력,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운전 차량의 종류에 따라 죄질이 다르다"며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2년, 벌금 1000만원으로 정해 비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행위까지 지나치게 엄히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복적 음주운전에 대한 강한 처벌이 국민일반의 법감정에 부합할 수는 있으나, 재범 음주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서 형벌 강화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면서 "음주치료나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과 같은 비형벌적 수단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가중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다수의견에 이선애·문형배 재판관은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그 중 40% 가량은 음주운전 단속 경력이 있는 재범에 의한 교통사고로 분류된다"며 "이 조항은 이른바 '윤창호 사건'을 계기로 재범 음주운전 범죄를 엄히 처벌하고 예방하고자 하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입법화한 규정이고 반복되는 음주운전은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재범 음주운전자의 가중처벌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 등은 또 "재범 음주운전이 과거 음주운전의 횟수와 시간적 간격, 위반행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운전한 차량의 종류 등에 따라 불법에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반복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이라는 점에서 동질의 범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재범 음주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음주치료나 다른 추가적 행정 제재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으나, 그것과 병행해 형벌을 강화하면 재범 음주운전을 엄격히 차단할 수 있다"며 "그러한 제반 사정을 고려해 형벌의 강화를 선택한 입법자의 결단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재 관계자는 "반복적인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을 규정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가 처음 판단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