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상황’에서 나타난 정반대의 길 [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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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상황’에서 나타난 정반대의 길 [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 성장통](55)
  • 뉴스앤잡
  • 승인 2021.09.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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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창업의 길과 베트남 탈출의 길

추석을 앞두고 글로벌청년사업가(GYBM)양성 베트남과정 연수생 출신 2명이 사무실을 찾아왔다. 한 명은 연수를 마치고 취업한 후 1년여만에 한국으로 완전히 귀국을 했고, 다른 한 명은 현지생활 8년여 되며 현지에서 시작한 내 사업’으로 한껏 상기된 모습으로 찾아왔다.

왜 관두었는가라는 질문에

처음 입사한 회사를 1년도 안되어 관둔 이유를 물었더니, “말도 안되는 일을 시키는 겁니다. 그래서 관두었습니다” 라고 한다. “무슨 일을 시켰는데?”라며 상세하게 설명을 해보라고 하였다.

“건설 자재를 만드는 파는 한국 회사로 베트남 진출 역사는 10여년 되었습니다, 도로 포장에 쓰이는 시멘트를 견고하게 만드는 첨가 혼합 자재 영업을 맡았습니다. 현지 직원들이 별로 의욕도 없어 보이고 회사 제품을 판매하는 데 제품이 좋질 못하다며 피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매출도 지지부진하였구요. 저도 계속 있어서는 비전이 없을 것 같아 사표를 내었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생각이나 현지 직원들의 분위기를 가지고 뽑아준 사장님과 말씀을 나눠본 적은 있는지, 그 제품을 베트남에서 판매한지는 얼마나 되었는데?”라며 질문을 이어갔다. “베트남에서 영업은 5년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회사에 몇 개의 사업부문이 있었는 데 제가 일하는 부문은 한국인이 저 뿐이었습니다. 현지 직원들의 분위기로 대화는 한 번도 나눠본 적이 없었습니다”
난감함이 머리를 치고 지나갔다. 제품이 좋질 않고, 직원들의 의욕도 없었다는 이유로 한 번 어필도 해보지 않고 관두었다고 한다. 이런 모습으로 1년간 가르쳤다.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1년간 가르쳐 만든 모습이라는 생각이 허물어지는 느낌이었다. ‘당사자 본인은 얼마나 완벽하게 만들어졌고 상품성은 있는가?’ 라는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그래서 또 질문을 했다. “만일 취업한 회사에서 불량품을 팔아오라고 지시한다. 어떻게 하겠는가?” 취업한 회사의 시멘트 혼화제가 품질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길래 극단적인 예를 들어 질문한 것이다. ‘과일이 절반 이상 썩었는 데 팔라고 하는 지시하면 어떻게 할래’라며 일부러 약간 압박하며 물었더니 ‘팔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을 싸게 팔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면 어떨까? 본인이 고장을 수리해서 쓸 수 있고 그것만큼 싸다면 어떨까?”라고 하니 그때서야 “아! 예. 전무님”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2년전에 가르쳤던 내용이다.

“그리고, 그 회사에서 베트남어를 하는 한국인을 뽑을 때는 현지인들과의 소통에 역할을 해달라는 의도가 다분히 있어 보인다. 연수를 받았던 현지 팀장이나 나하고 한 번 통화라도 하지 그냥 내질렀느냐?”고 하니 둘 사이에 침묵만 지나갈 뿐이었다.

뽑아준 회사나, 당사자나, 1년간 공을 들인 우리나, 모두가 난감함만 남는 상황이었다.

베트남 10년에 또다른 도전의 길에서 상기된 모습

또다른 여성 연수생 출신 한 명은 지난 2013년 1월에 GYBM 2기로 연수과정에 입소를 했다. 이듬해에 취업을 했으니 직장생활 7년을 지나고 있었다. 4년전에 서울의 우리 사무실을 찾아오기도 했다.

“전무님! 사무실에 오고 여러 분들을 뵈니 막 눈물이 납니다.”라고 한다. 여러 가지 마음과 생각이 교차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베트남 진출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우리 사무실, 김우중 회장님을 처음 뵙고 가르침을 받았던 사무실이니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이제부터 저희도 제품을 만들어 유통하려고 합니다. 화장품과 건강 보조 식품인데 베트남 사람들에게 승산이 있다고 판단이 섭니다. 자체개발 브랜드(PB, Private Brand)제품으로 준비한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 ‘MADE IN KOREA’로 진행합니다” 라며 주섬주섬 샘플을 내어 놓는다.

“공장하고 사무실은?”이라고 하니, “호치민에 사무실도 내고 활동하다가 들어왔습니다. 한국에도 사무실을 하나 내려고 수원지역에 적당한 곳을 물색 중입니다. 동생이 지금 하노이에서 본사 개념으로 자리잡고, 동생 와이프의 마케팅 감각을 이용해 베트남 여성을 공략하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 입소할 때 남매(男妹)가 우리 과정에 들어왔다. 연수를 마치고 잘 취업해서 남동생은 베트남 현지 여성을 만나 결혼도 하였다. 본인도 작년말에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힘을 합쳐 베트남 시장을 한 번 치고 나가겠다고 하는 것이다. 서로 의지하며 큰 힘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전용 앱(APP)도 개발하였다고 자랑도 한다. ‘리뷰티(Reviewty)’라며 직접 찾아 연결도 시켜준다. 졸지에 화장품 고객이 될 상황이 되었다. 그래도 즐거웠다. 의욕이 있고 희망을 노래하는 젊은이와 같이 생각하며 꿈을 꾸는 상황이 아닌가. 마침 같이 자리했던 언론사 편집국장님 한 분에게도 인사를 시키며 신문에 한 번 소개할 기회를 달라고 부탁하며 자리를 마감하였다.

그래서 한 마디 거들었다. 꼭 어느 단계가 되면 베트남에 화장품 제조 공장을 만들어 베트남 국민 전체를 우호 세력으로 만들고 그 발판으로 세계시장을 뻗어나갈 것을 목표로 하자고. 그래서 베트남의 ‘아모레퍼시픽’이란 회사로 키우기를 주문하였다.

청년의 자기 경영, 어른의 성장통인가?

비록 세월의 차이는 나지만 요즘 청년들은 여전히 힘들다. 청년시기에 본인의 길, 목표를 정하고 적합한 준비를 통해 멋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선천적 역량인가 아니면 배우면서 하면 되는 것인가?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점검하며 최적화해 나가는 노력은 누구의 몫인가?

그러고 보니, 이런 질문은 연수생의 성장통이 아니라 ‘어른의 성장통이다’. 그들이 고민 속에서 답을 찾을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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