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직업] 문화유산을 디지털로 보존·복원하는 '디지털 헤리티지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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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직업] 문화유산을 디지털로 보존·복원하는 '디지털 헤리티지 전문가'
  • 김현택 기자
  • 승인 2021.08.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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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매장문화재 발굴 조사를 통해 조선시대의 유적·유물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과거 육조거리였던 광화문광장 아래에서 ‘의정부’, ‘삼군부’, ‘사헌부’ 등 조선의 주요 관청이 실제로 위치했던 건물터가 드러났다. 또한 조사단은 당대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도자기, 기왓장과 같은 유물도 찾아냈다.

과거에는 이러한 유물·유적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여 무분별하게 개발했기 때문에, 각 문화재의 손상 정도가 무척 큰 편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앞으로 손상 정도와 관계없이 발굴된 문화재 대부분을 보존·복원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까닭은 손상 문화재를 가상현실·증강현실과 같은 디지털 기술로 보존·복원할 수 있는 ‘디지털 헤리티지 전문가’와 같은 직업군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인류의 모든 문화유산, 보존·복원할 수 있는 ‘디지털 헤리티지 전문가’

2003년 유네스코는 「디지털 헤리티지 보존에 관한 헌장」을 선포했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과 문화유산을 접목하자는 취지였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단순히 문화재를 수집, 보존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화된 문화유산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구글이 제공하고 있는 ‘구글 아트&컬쳐’는 디지털 헤리티지를 통해 해외 유명 예술작품을 인터넷 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각 예술품에 태그를 붙여 아티스트, 재료, 화풍, 연대순으로 분류하여 자신이 원하는 속성의 작품을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또한 컴퓨터 환경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누구나 접속 가능하며, VR을 통해 감상할 수도 있다.

또한 복원 측면에서도 디지털 헤리티지는 잠재된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헤리티지를 이용하여 문화재를 복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일례는 글로벌 게임회사 유비소프트(Ubisoft)가 2014년에 발표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 ‘어쌔신 크리드 : 유니티’다. 18세기 혁명기 파리를 무대로 하는 이 게임은 이미 그 흔적을 잃어버린 당대 파리의 슬럼가와 궁전, 노트르담 대성당과 같은 유적을 역사학자와 함께 고증하여 게임 공간에 실감나게 구현했다.

특히,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화재로 인해 첨탑과 지붕이 훼손되었으나, 향후 실물 복원 과정에서 해당 게임의 노트르담 대성당 모델링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져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렇듯 디지털 헤리티지 관련 기술은 단순히 디지털 공간에 보존하는 것을 넘어 관람·복원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디지털 헤리티지 전문가의 현황과 비전

정부와 공공기관, 산업체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헤리티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디지털 헤리티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커리큘럼이 완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디지털 헤리티지가 콘텐츠, 정보기술, 기록, 가상 복원, 네트워크, 전시, 센서, 환경 등 문화유산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융·복합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관심도에 따라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전문가 양성 과정을 개발·운영하기 시작하고 있다.

디지털 헤리티지 전문가가 되려면

디지털 헤리티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역사, 디지털, 영상 기술, 컴퓨터 그래픽, 센서, 인공지능 등 문화유산을 보존·복원하기 위한 역량을 쌓아야 한다. 따라서 인문학과 이공학, 예술 등 모든 학문 분야에 대한 융·복합적 사고력을 갖춰야 한다.

한국의 경우 지금까지는 문화유산, 디지털, 영상, 컴퓨터 그래픽, 센서, 인공지능 등 각 분야의 세부 전문가가 하나의 ‘디지털 헤리티지’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디지털 헤리티지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여 디지털 헤리티지만을 위한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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