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조금 지나면 끼리끼리 돌아다닙니다.” [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성장통](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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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업? 조금 지나면 끼리끼리 돌아다닙니다.” [박창욱이 전하는 글로벌성장통](44)
  • 뉴스앤잡
  • 승인 2021.04.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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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의 GYBM에 주어진 칭찬과 질책

몇일 전 서울의 사무실에서 만난 분의 질책이다. “전무님! 대우가 키운 GYBM 출신들, 처음에는 너무 잘 합니다. 직무나 현지어,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이 좋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달라집니다. 자기 일에 익숙해지면서 토요일, 일요일이 지난 다음 날은 눈빛이 달라집니다. 조금 지나면 관둡니다. 그리고,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을 봅니다. 대개가 돈, 시티잡(City Job : 제조공장이 주로 도시의 외곽지대에 있는 것에 비해, 시내에 있는 일자리를 일컫는 말로 대도시의 사무실이나 서비스 업종을 말한다)에 가 있습니다”
지난 주 사무실을 방문한 호치민 소재의 제조공장 법인장의 뼈아픈 말이었다. 되물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지요?” 
“예. 토, 일요일 동안에 동기들을 많이 만난다고 합니다. GYBM 동기들 말입니다. 거기서 급여나 근무 조건의 비교는 물론이고 구인 정보를 주고받아 일어나는 결과입니다.”
한편, 3년전쯤에 나눈 또다른 대화 내용이 떠올랐다.  “혹시 관둔 회사에 부품이나 소재를 납품하는 회사가 많지 않던가요? 품질이나 가격 등 어느 하나라도 좋은 조건으로 납품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창업할 생각은 못했는가요?” 8년여 전에 글로벌청년사업가(GYBM)양성 베트남과정 연수를 마치고 취업했다가 5년만에 회사를 나왔다고 서울의 사무실을 찾은 사람에게 질문했다. 관둔 회사가 제조업이라 기회를 잘 포착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질문했더니 “전무님! 관두고 나니까 그 때서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있을 때는 눈에 들어오질 않았습니다. 뒤늦게 후회를 했습니다.”

 

글로벌청년사업가(GYBM)에 투영된 1만 시간의 법칙
필자도 한때는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일단 초기 단계 최소한 3년은 버텨야 된다든 말은 그냥 흘러가는 속설 정도로만 생각했다. 초기 직장 생활로 대기업 15년, 중소기업 5년이 지나갈 즈음에 세계적인 경영학자이자 자기계발학자인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Outlier)’의 책을 통해서 1만 시간, 10년의 법칙을 깨달았다. 진정한 전문가가 되는 데 필요한 매직 넘버는 1만시간의 반복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3시간씩 연습하며 10년을 투자해야 한다는 원리이다. 
회사를 관두고 프리랜서로 대학교와 기업에서 세계 최고 강사의 꿈을 만들어 가는 중에 다시 대우가족을 만났고 김우중 회장을 만나게 되었다. 직원 시절에는 옆에 설 일도 없었던 분께서 대한민국 청년의 미래와 해외진출 기업의 애로를 동시에 해결하자며 내어 놓은 세 가지로 축약된 제안에 10년의 법칙을 보게 된다.
‘베트남에서 1년 무상 연수, 제조업 취업, 임원이나 창업까지 10년간 지원’ -
인사 업무를 포함한 25년만에 삶에 세계 최고의 글로벌 비즈니스맨을 만드는 연수과정을 만들며 이상적인 커리어관리 모델을 본격적으로 연구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해외 취업, 그리고 그 다음은? 
매년 많게는 200여명, 적게는 70여명의 연수생을 양성하며 틈나는 대로 이 과정의 기본 생각이 가지는 의미를 정리하며 교육해 나갔다. 
지식은 꼬리를 물며 축적되어 나간다. 어느 단계의 지식이 없으면 그 다음 말이 귀에 들어오질 않는다. 그리고, 어느 단계를 지나면 전문 지식이 눈덩이같이 커 나간다. 열심히 해서 취업한 분야에서 2년만 버티면  그때 느껴지는 재미가 평생의 자산이 된다.
3개월이 지나면, 베트남에 온지 3년이 되면 뭔지 모르지만 따분하던가, 힘들던가 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옮기거나 바꾸고 싶어진다. 그때면 희한하게도 주변에서 때려 치우라는 조언이 날아온다. 마치 나를 위하여 준비된 천사의 소리같이…
지난 30여년동안 보아온 직장인, 사업가, 꿈을 쫓는 청년∙장년들의 99%가 그런 길로 가다가 사그러들었다. 나도 그런 측면이 있어 세월이 지난 지금 가끔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그런 경험과 사례와 공부한 내용으로 이 꿈 많은 청년들을 지도하고 있다. 
주요 내용들은, 
모든 생물 성장의 시그모이드곡선(소위 ‘S’커브)으로 보면 처음에는 더디다. 
특히 그 어려움이 최고조로 달하면 ‘죽음의 계곡’이 누구나에게 다가간다.
역량은 꼬리를 물고 축적되며 돈에 복리(複利)이자가 불을 때와 같이 성장한다. 
물이 끓는 100도를 못 기다리고 99도에서 포기하는 우둔한 결정에 조심하라.
그리고, 지루함과 포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지도해 나갔다.


GRIT이라는 새로운 통찰과 적용
마침 때맞춰서 미국의 펜실베니아 심리학과 교수인 안젤라 덕워스(Angela Duckworth)가 2016년에 그릿(GRIT)이라는 책을 통해 ‘열정적 끈기’로 해석되는 용어를 등장시켰다. 평균 이하의 IQ, 특별할 것 없는 재능,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놀라운 성공을 성취한 사람들의 공통점. 그리고, 공부, 직장, 심지어는 군대에서도 모든 불리함을 극복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조건이라고 결론 내렸다. 일류대를 나온 부모, 천재적인 재능 등 성공의 모든 조건을 갖춘 것 같아 보여도 그저 그런 성취에 머무는 까닭을 분석하였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동남아 취업 도전은 그 선택부터가 정말 남달랐던 길이었다. 그래서, 연수시간내내 이런 교육 내용에 수많은 다짐을 기록해 두었다. 그런데, 취업이 되고 자리 잡으며 안정적 위치에 들어서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또다른 편안함과 배부름의 유혹이 스멀스멀 찾아오는 것이다. 거기에 만난 모처럼 만난 친구들이 불을 지른 것이다. 


‘그럴 수 있다’는 이해와 꿈꾸는 자를 향한 질책
1년간 연수를 시키고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지켜만 보는 안타까움이다. 젊은 청년들이 쉽게 직장을 옮기고 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급여 조금 더 주고, 더 일하기 좋은 분위기로 옮기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저런 갈등에서 고민하다가 직장을 옮기는 개인 사정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글로벌시장의 매력은 작은 것 하나라도 제대로 하면 글로벌 No.1이 되는 것이다. 개인 직장이나 사업적 측면에서 미래 성장의 기초를 쌓으면 되는 것이다. 그 잠재력을 보고 양성해 왔고 본인도 참여를 한 것이다. 그런데 초기의 작은 성취에 취하여 끼리끼리 키재기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회사를 한 번 옮길 때마다 제조 공장에서 1~2년 쌓았던 경력의 의미는 하늘에 날리는 담배연기와 같은 것이 된다. 업무의 전문성을 쌓는 측면이나 업무 관련 인적 내트워크를 쌓는 측면에서… 
필자가 20여년 전에 느꼈던 상황보다 전문성의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 정보의 속도가 빛으로 움직이는 시대의 경쟁 상황과 극복을 위한 전문화의 노력은 이젠 가늠하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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