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본부장님 마음대로 하실 거면서 – 답정너 상사 [유경철의 자기경영](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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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본부장님 마음대로 하실 거면서 – 답정너 상사 [유경철의 자기경영](15)
  • 뉴스앤잡
  • 승인 2021.04.0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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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결론이 나와있는 회의를 왜 하는거죠?

본부장님과 함께하는 회의에 들어가기가 싫습니다. 자기 생각을 마음껏 이야기하라고 해놓고, 결국 본부장님 하고 싶은 말만 하거든요. 차라리 처음부터 원하는 걸 말하면 좋겠는데 꼭 본부장님 의견이 맞다고 해야 회의가 끝납니다. 본부장님과 다른 의견을 내거나 생각하는 방향이 다르면 회의가 끝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본부장님과의 회의에서 효과적인 결론을 내면서도 회의를 빨리 끝낼 수 있을까요?

<실제 사례 연구>

“오늘은 여러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듣고 싶습니다. 기존과 다른 의견을 다양하게 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마케팅은 언택트 콘셉트로 가면 어떨까요? 팬데믹 상황 때문에 비대면으로 일을 많이 하게 되니, 트렌드에 맞춘 기획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임과장, 좋은 의견이긴 한데 서비스업이나 언택트가 맞지 우리 같은 제조업은 불가능해요. 다른 아이디어는 없나요? 없으면 내가 전에 말했던 대로 방향을 잡아서 진행하도록 합시다.”

<답정너 상사와 일하는 방법>

답정너 상사와 대화하거나 회의할 때는 결론이 이미 나 있습니다. 상사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내 의견을 밀고 나갈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상사의 의견에 반박하거나 오류를 지적해도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의견에 반대한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습니다.

‘링겔만 효과’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집단의 문제 해결에 참 여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날수록 성과에 대한 개인의 공헌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심리 현상을 말합니다. 독일 심리학자 막시밀 리언 링겔만Maximilien Ringelmann이 집단 내 개인 공헌도를 측정하기 위해 줄다리기 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 참가자가 늘어날수록 한 사람이 내는 힘의 크기가 줄어들었습니다. 1대1 게임 에서 1명이 내는 힘을 100으로 가정할 때, 2명이 참가하면 이 힘이 93, 3명일 때는 85, 8명일 때는 49로 떨어진 것이죠. 인원이 많을수록 자신은 가만히 있어도 되겠다는 심리가 작용해, 결과적으로 소수의 인원보다 더 좋지 못한 결과를 내고 마는 것입니다.

링겔만 효과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업무가 바로 회의입니다. 답정너 상사와 링겔만 효과를 막으려면 효과적인 회의제도와 문화를 만들어 답정너 상사가 원하는 방식대로 회의를 하지 못하도록 만들면 됩니다.

효과적인 회의 문화를 만들려면 다양한 회사들의 회의문화를 토대로 우리 회사에 가장 적합한 회의 문화를 만들어 제도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글의 회의 문화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참가 인원은 8명으로 제한합니다. 반드시 필요한 사람만 참여하되, 참관자가 필요하다면 회의가 끝난 후 회의에 참가한 사람이 내용을 설명해주는 방식을 취합니다.

둘째, 모두의 동의를 가장 경계합니다. 최선의 결정을 할때는 무조건 갈등이 생겨야 합니다. 한 안건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면 오히려 가장 나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으므로 최대한 논쟁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명확한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회의하기 전 정말 필요 한 회의인지, 조직원들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는지, 좋은정보 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넷째, 반드시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회의 결과를 전체에게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습니다. 빠른 의사 결정과 실행력은 속도 에서 나오니까요.

 

이처럼 회의를 할 때는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 원칙에 따라 회의가 이루어져야 답정너 상사들의 전횡을 막을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원칙들을 만들어봅시다.

・모든 의견은 동일하게 소중하고 가치 있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누구나 남의 의견에 반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싸우지는 않아야 합니다.

・모두 생각하고, 적고, 말할 의무가 있습니다

・누구도 타인의 말을 도중에 멈추거나 비난해서는 안됩니다.

・주제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는 따로 모았다가 다음에 이야 기합니다.

회의 전후로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회의 전 회의의 안건, 목표 및 참석자에 대해 명확하게 정하고 미리 알립니다.

・회의 장소와 환경을 쾌적하게 조성합니다.

・회의 주제에 적합한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시킵니다.

・회의 종료시간을 미리 정하고 회의를 시작합니다.

・높은 직급의 사람이 아닌 실무 리더를 선정해 회의를 진행하도록 합니다.

・회의 중 참석자들의 90퍼센트 이상이 발언하도록 독려합니다.

・회의 후 논의 내용 및 결과물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공유합니다.

 

회의를 할 때는 심리적인 안전함, 즉 내 생각이나 의견, 질문, 걱정, 혹은 실수가 드러났을 때 처벌받거나 놀림받지 않을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믿음은 변화와 혁신의 원동력이 됩니다.

반면 일방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구는 것은 회의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이미 정해 놓고 결과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일방적인 지시일 뿐입니다.

회의 때 하지 말아야 할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다 들어와.” “일단 모여서 이야기해 보자.” “알아 놓아서 나쁠 거 없지. 공부도 할 겸 들어와.”·“돌아가면서 한 명씩 브리핑해 봐.”·“내가 해 봐서 아는데,” “됐고,” ·“생각 좀 하고 말해라.”·“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희들 생각은 어때?”

·“다 바쁜 사람들인데 그런 이야기 듣고 있을 시간 없어.”

조직의 회의 문화를 만들어 제도화하는 것은 조직의 성과를 올리고 구성원들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최고의 동기 부여가 됩니다.

 

<커뮤니케이션 팁>

답정너 상사의 일방적인 의사 결정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회의 제도 및 문화의 혁신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말해도 안전한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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