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 복잡한 국민의힘…尹은 아군일까, 새판 짤 '게임체인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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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 복잡한 국민의힘…尹은 아군일까, 새판 짤 '게임체인저'일까
  • 백만석 기자
  • 승인 2021.03.05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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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를 4개월 여 남기고 물러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후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를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심경이 복잡하다.

국민의힘은 대외적으로는 윤 총장의 사직을 대정부·여당 공세와 연결짓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청와대가 윤 총장에 이어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표까지 수리한 것을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파괴'로 규정한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다양한 시각이 표출되고 있다. 윤 총장이 정치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정치를 한다면 아군이 될지 '제3지대' 바람을 일으키는 변수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일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윤 총장을 가리켜 "야권에 속할 수밖에 없다. 야권 인물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를 야권 인물로 규정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부와 정면충돌을 해서 나온 사람"이라며 "윤 총장 포용을 못하고, 사의 표명과 동시에 순간적으로 사의를 수용하는 것들을 봐서도 이제는 이 정부 사람이 아닌 걸로 된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윤 총장이 물러나기 전인 지난 1월12일에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를 야권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다"며 "여권에서 찾다가 적합한 사람이 없으면 그 사람을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한 바 있는데, 사퇴를 기점으로 야권 인물로 정의한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윤 총장이 '사퇴의 변'을 통해 낸 메시지에서 그의 야권행이 암시되는 부분들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내용이 보수 정치의 지향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 메시지가 윤 총장이 정치 전면에 나설 것임을 보여준다는 것, 그가 정치를 한다면 현 여권과는 대립되는 지점에서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관건은 그가 국민의힘과 함께 할지, 아니면 '제3지대'에서 새 바람을 일으켜 오히려 국민의힘에 위협이 되는 존재가 될지다.

현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명확히 세웠다는 점에서는 국민의힘과 함께 하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는 데 선봉장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국민의힘이 아직 더불어민주당을 대신할 수 있는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지 못했다는 시각이 여전한 데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직을 탈환해오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보수 세력의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밖에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소위 '적폐청산 수사'에 앞장선 바 있다는 점에서 당과 어울릴 수 없다는 거부감이 존재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7월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7.25/뉴스1

 

 


이런 이유로, 윤 총장이 제3지대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게 된다면 그는 국민의힘에 아군이 아니라 당세에 위협이 되는 경쟁상대가 된다. 만일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전승하지 못하고, 동시에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끝나 당에 이렇다 할 구심점이 사라진다면 새로운 세력에 동참하고자 하는 '대이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당분간 윤 총장 사퇴와 관련해 정부·여당 비판 메시지를 생산하되 조만간 윤 총장과의 만남을 통해 기류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4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힘은 필요하다면 윤 총장과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조금 시간을 갖고, 윤 총장의 뜻도 확인해보고 어떤 식으로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노력할지 만나는 시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윤 총장의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촉각을 곤두세울 부분이다. 지지율에서 강세를 보인다면 국민의힘으로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윤 총장은 지난해 1월 처음으로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 이름이 등장했고, 이후 정권과의 갈등이 심해질 때마다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12월에는 여야 통틀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문재인 정권이 집요하게 축출해낸 윤 총장이 정권 심판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고스란히 흡수할 것"이라며 그가 위협적 상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 다선 의원은 "일선에서 물러나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면 금방 잊힐 것"이라며 "예전 같은 지지율을 보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윤 총장은 검찰총장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윤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2021.3.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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